거제도 1·2/손영목 지음/동서문화사 펴냄
"내가 태어난 곳은 거제도 옥포만의 작은 어촌, 내 인생의 소박한 꿈이 자란 곳이다. … 외곽 철조망 사이로 피란민과 포로들이 물물교환하는 아우성도 목격했다. … 수용소를 둘러싼 철조망은 도살의 칼날이 번득이고 유혈이 낭자한, 출구 없는 짐승의 우리나 다름없었다. 살아남기 위해 처절히 몸부림치고, 적과 동지를 가리지 않고 어쩔 수 없이 죽여야 했다. …."
1950년, 미국의 인천상륙작전으로 많은 포로가 생겨 부산·경북 등지에 분리 수용했지만 시설이 부족했다. 그러자 거제도의 360만 평에 포로수용소를 설치했다. 이 시설에는 인민군 15만, 중공군 2만, 여자 포로와 의용군 3천 명 등 최대 17만 3천 명이 수용됐다. 당시 수용소 안의 포로 가운데 반공포로와 공산포로 간의 반목이 극심했다.
유엔군 측이 제네바협약의 송환원칙을 위반하고 포로들에게 본국귀환을 포기시키려고 협박과 고문을 하자 공산포로들은 격렬하게 저항했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또 수용소장 F.T.도드 준장이 76포로수용소 시찰 중 납치 감금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와중에 거제 주민들은 정든 땅과 집을 버리고 3년 동안 피란 아닌 소개민으로 생활했다.
전 세계가 주목했던 이 폭동은 도드 준장이 납치된 지 4일 만에 미국의 잔학행위를 인정하고 나서야 석방됨으로써 일단락됐다.
거제 출신의 저자는 자신이 직접 목격한 거제포로수용소의 참상을 소설화했다. 이 소설은 올해 채만식문학상 수상작으로 결정되기도 했다. 총 2권, 각권 9천800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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