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업무·잡무 많아…방문보건 사업 제대로 안해
맞춤형 방문보건사업 업무를 맡고 있는 대구 한 보건소 공무원 A씨는 "하루해가 짧다."고 하소연한다. 하루 평균 5~7가구를 방문해 고혈압, 당뇨 등을 체크하고 각종 고민 상담에다 생활불편 사항까지 접수해야 하는데다 다른 잡무나 일상 업무까지 봐야하는 통에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 A씨의 방문보건 대상은 의료보호대상자, 홀몸노인, 이주여성, 소년소녀가장, 장애인에다 최근에는 차상위계층, 만성질환자까지 포함돼 400가구를 넘어섰다. A씨는 "정부가 맞춤형 복지를 지향하면서 업무가 크게 늘었다."며 "보건소 업무가 종합병원보다 많다."고 했다.
보건소 직원들이 업무량이 과다하다며 아우성을 치고 있다. 직원 1명당 업무가 평균 4건 이상이고, 일부는 8가지 이상의 업무를 맡고 있다. 보건소의 건강증진업무는 50가지가 넘는다. 실제 간호직 한 7급 공무원 경우 저출산관련 계획수립 및 업무 전반, 모자보건사업 관리, 취학 전 아동 조기시력 검진, 임신부 출산준비교실 운영, 성교육, 약품 수불 및 대장정리, 영유아성장발달검사, 선천성 대사 이상 검사비 지급 및 관리 등 8가지를 담당하고 있다.
보건소 공무원들은 1990년대 의약품 지급, 진료, 전염병 예방, 방역, 소독 등의 업무가 2000년대 들어 '건강' '웰빙'으로 전환되면서 업무량이 대폭 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라는 사회 문제로 참여정부 들어 금연, 절주, 운동, 영양 등 건강 관련 프로그램이 늘었고 장애인, 노인의 경우 각 가구를 직접 방문해 업무 성과까지 유도해야 한다는 것. 기존 업무 외에도 참여정부 들어 새로 맡은 업무가 줄잡아 30개가 넘는다. 특히 방문, 교육의 성과에 대해선 보건복지부에 서면으로 결과물을 작성, 제출하도록 돼 있어 업무량도 많고 잡일도 크게 늘었다는 것.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보건소에서 중점·집중적으로 해야 할 방문 보건 업무가 일손 부족과 잡일 처리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직원 한 명이 담당해야 하는 방문보건 대상이 너무 많고 다양해 힘을 쏟기 어려운데다 다른 업무까지 해야 해 가장 중요한 보건소 업무가 된 방문보건을 더욱 활성화·확대하기가 어렵다는 것. 보건소 한 담당은 "맞춤형 방문보건사업이 확대 시행돼 임산부의 영양관리부터 노약자의 투약, 질병 관리까지 직원들이 직접 나서고 있는데 그 외에도 약품수급, 대장정리, 검사비 지급, 물품 관리 등 잡무도 많다 보니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많다."며 "맞춤형 복지사업, 특히 방문보건 사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인력 충원이 필요하고 내년부터 보건사업이 확대되기 때문에 각종 결재과정이나 서면업무도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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