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차 타기가 무서워요" 교통사고 끊이지 않아

입력 2007-11-20 10:02:56

대구·경북 3년간 148건

▲ 어린이 통학버스 사고가 숙지지 않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은 19일 오전 가로수를 들이받은 어린이 통학버스 사고 모습.(대구경찰청 제공)
▲ 어린이 통학버스 사고가 숙지지 않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은 19일 오전 가로수를 들이받은 어린이 통학버스 사고 모습.(대구경찰청 제공)

#19일 오전 9시 10분쯤 대구 동구 중대동 대구기도원 앞길에서 P씨(35)가 운전하던 12인승 어린이집 승합차량이 가로수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운전자 P씨와 J양(7) 등 어린이집 아동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P씨가 운전 부주의로 중앙선을 넘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J씨(42·남구 대명동)는 지난달 23일 오후 개인병원 몇 곳을 전전하다 결국 대학병원에서 일곱 살짜리 아들을 수술시켰다. 학원 차량에서 내리다 건너편에서 오던 1t 화물차와 부딪친 상처가 너무 깊어 대학병원에서 겨우 수술할 수 있던 것. 이날 장 씨의 아들은 찢어진 입가 주변을 20바늘이나 꿰매고 전치 4주의 진단을 받았다. 확인 결과 사고 당시 화물차 운전자는 일시 정지 후 서행하도록 한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원 차량 운전자 역시 보조교사 없이 홀로 차량을 운전, 하차하던 장 군이 제대로 길을 건너는지 여부를 지켜보지 않고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도로교통법의 '어린이 통학 버스의 특별보호'와 '자동차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등 각종 규제 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차량 운전자의 무관심과 통학버스 운전자의 부주의로 사고가 숙지지 않고 있는 것. 특히 대구·경북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윤호중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어린이 통학버스 사고 건수는 148건으로, 인구가 160만 명이나 더 많은 부산·경남의 150건과 거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망 사고 역시 경북이 7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통학버스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운전자들의 의식 개선과 함께 처벌 규정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는 어린이 통학버스 정차시 일시정지 후 서행 규칙 등을 규정한 '어린이 통학버스의 특별 보호' 조항을 어겼을 경우 벌점 10점과 5만 원(승합차)의 벌금만 물면 그만인 것. 특히 피아노, 태권도 등 사설 학원이 운행하는 어린이 통학버스의 경우 대다수가 어린이 통학버스로 등록을 않아 보조교사 동승 의무 규정을 지킬 필요조차 없다. 지난해 대법원에서도 "어린이 통학버스 신고 차량이 아닌 경우 보조교사 동승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결국 어린이 통학버스 미등록으로 단속돼 과태료 20만 원만 내면 그만인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황진희 대구 중부경찰서 교통안전계 홍보담당자는 "차량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계도 캠페인을 해보면 이 같은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 규정에 대해 모르는 운전자들이 대부분"이라며 "관련 법규 홍보와 함께 강한 처벌을 적용해 운전자들의 의식을 확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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