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가채점 분석 자료 활용 방법

입력 2007-11-20 07:20:11

등급제 자료는 추정치에 불과…여러가지 가능성 염두에 둬라

올해는 사설 입시기관들이 예년에 비해 더욱 유난을 떠는 듯하다. 수능시험이 끝난 직후부터 강사들의 분석을 토대로 한 영역별 등급 구분 점수를 내놓기 시작하더니 수능 다음 날에는 언제 모았냐 싶을 정도로 많은 수험생 수를 제시하며 수능 관련 자료를 앞 다퉈 발표하고 있다. 수능 9등급제 시행으로 혼란을 겪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홍보를 염두에 둔 장삿속이 없다고 하기는 힘들 것이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유의해서 자료들을 살펴야 하는 이유다. 게다가 입시기관들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어느 쪽을 믿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특히 입시기관에 따라 특정 영역의 등급이 오르기도 내리기도 하는 수험생이라면 혼란은 엄청날 것이다.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원칙을 세운 뒤 자료를 신중하게 취사선택하는 게 좋다.

▷확실한 것은 없다=지금 시점에서 입시기관들이 내놓는 자료는 모두가 추정치에 불과하다. 원재료가 되는 수험생들의 가채점 결과는 온전히 신뢰할 게 못 된다. 강사들의 난이도 분석이나 점수 분포 예측도 대강만 맞을 뿐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신뢰도가 오히려 수험생들의 가채점 자료에도 비할 바가 못 된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자료가 눈에 들어올 수도 있고, 불리한 자료만 떠도는 것 같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어느 쪽도 확실한 게 아니라는 판단 아래 입시 전략 수립의 참고 자료 정도로 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 단계 넓혀 판단하라=입시기관들의 등급 구분 점수 예상치에 일희일비해서 성급하게 입시 전략을 짜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입시기관들의 발표 가운데 설혹 대부분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 있다고 해도 이 역시 실제 성적이 발표되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성적 발표 전에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원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 당연히 범위를 한 단계 넓혀 생각하는 게 안전하다. 수능 성적표를 받은 뒤에 범위를 좁혀도 시간은 충분하다.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한 대학별 지원기준표는 대부분의 기관들이 소수점 단위의 등급 평균 또는 영역별 등급 합 등을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약간의 차이에 많은 대학이 밀집해 있으므로 범위를 넓게 보면 지원을 고려해야 할 대학의 수도 그만큼 많아진다. 대학별 전형요강을 검토해 자신에게 유리한 곳을 찾는 일이 만만치않음을 알아야 한다.

▷입시기관의 신뢰도를 검토하라=입시기관들은 어디 할 것 없이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통계나 수치를 근거로 해서 자료를 내놓는다고 이야기한다.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는 조금씩 차이가 나는 가운데 어디를 믿어야 할지 선택하기가 힘들다. 이때는 우선 입시기관 각각의 신뢰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입시관련 자료들을 언제부터 만들어왔고 그간의 신뢰도는 어떠했는지, 근거가 되는 수치나 표본집단 등에 대한 발표는 믿을 만한지 등은 선생님이나 선배들에게 물어보면 어느 정도 답을 얻을 수 있다.

입시기관들의 전체 자료들을 모아 일관성을 갖고 있는지 살피는 것도 신뢰도를 파악하는 하나의 기준이 된다. 입시 자료들은 나름대로 일관된 체계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두 개의 입시기관 자료를 비교해 어떤 곳은 비슷하고 어떤 곳은 큰 차이가 난다면 둘 중 하나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전문가를 찾아가라=이번 수능만큼 수험생 개개인이 느끼는 혼란이 극심한 적도 없었다. 혼란스럽다는 건 믿을 만한 곳이 없고, 판단하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이럴 때 혼자서 정보와 자료를 모아 입시 전략을 세우겠다고 덤비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우선은 학교 선생님과 상담을 통해 전략의 기본 틀을 잡아야 한다. 입시학원 등을 찾아가 상담하는 것은 다음 단계. 어려워하거나 부끄러워하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사안이다. 반대로 지나친 것도 좋지 않다. 예년의 경우를 보면 대구는 물론 서울까지 입시기관이란 기관은 모두 찾아가 상담하는 학부모들이 적잖았는데 들인 수고에 비하면 실제 지원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지는 의문이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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