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유가 시대] "자전거 1대면 우린 끄덕없어요"

입력 2007-11-17 07:01:45

▲ 고유가에도 끄떡없는 사람들이 있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직원들은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고유가에도 끄떡없는 사람들이 있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직원들은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대구녹색소비자연대는 '차가 없는 시민단체'로 유명하다. 이곳 직원 7명은 고유가 시대에도 꿋꿋한 사람들이다. 대부분 직원들은 '자출사'다. 자출사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의 줄임말이다. 직원 3명은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하고 4명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게다가 직원 가운데 운전면허를 가진 사람은 1명에 불과할 정도로 고유가가 남의 일이다.

안재홍(35) 사무국장은 집에서 직장까지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출퇴근한다. 거리는 5㎞ 정도이다. 자전거를 타면 20~25분이 걸리고 걸어서 다니면 50분~1시간 정도 걸린다. 주위에서는 기름값 등 차 유지비가 많이 든다면서 난리이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기껏해야 자전거 펑크 수리비 3천 원이 유지비의 전부이다. 지난주에는 워킹전문화를 구입했다. 자동차를 타는 사람들은 신차 소식에 민감하지만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운동화에 민감하다고 했다. 안 사무국장은 "환경단체인 만큼 실무자들이 솔선수범하자는 의미도 있다."면서 "단체에서 차가 필요하면 빌려서 사용한다."고 말했다.

박세진(26·여) 씨도 자출사다. 작년 10월부터 30분 정도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한다. 주로 자전거를 이용하지만 지하철과 버스도 이용한다. 박 씨는 "차를 이용하면 기름값도 비싸고 유지비가 많이 든다."면서 "앞으로도 자가용을 구입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웃었다.

정미나(31·여) 씨는 대중교통 예찬론자다. 지난해 12월부터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다. 정 씨는 아예 자동차운전면허를 취득할 생각이 없다. 정 씨는 "운전면허가 없는 것이 오히려 편하다."면서 "거리에 넘쳐나는 것이 차인데 나까지 동참하기가 싫다."고 했다.

이소영(28) 씨도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이 씨는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면 음악을 듣거나 독서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고유가 시대에 차를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강(31) 씨는 대구녹색소비연대에서 유일하게 운전면허가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차를 구입하지 않았다. 차를 구입하지 않은 이유는 기름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김 씨는 걷거나 버스를 이용해 출퇴근한다. 김 씨는 "1시간 정도 걸어서 출퇴근하면 기분이 상쾌해진다."면서 "걸으면 기름값, 차 유지비를 아낄 수 있고 저절로 운동이 된다."고 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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