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수요 늘기 시작…매출 매월 15%씩 성장
밀가루를 원재료로 했던 식품의 대명사격이던 라면·국수·과자·케이크 등이 이젠 쌀 제품으로 바뀌고 있다. 심지어는 자장면까지도 쌀로 만들어 파는 식당이 생겨났고, 비누 등 세제류까지도 쌀제품이 등장했다. 뭐든지 쌀을 원료로 한 것이어야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쌀로 만들 수 있는 제품들이 끊임없이 개발, 출시되고 있다.
1980년대 쌀 막걸리가 나왔을 때만 해도 화젯거리였고, 그 상큼한 맛에 애주가들은 감탄사를 자아냈다. 하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 음식에 불어닥친 '웰빙' 열풍으로 인해 모든 영역에서 쌀로 만든 제품이라면 일단은 '점수'를 따고 들어가고, 소비자들로부터 호감을 사고 있는 추세다. 일단 쌀은 국내산도 소비를 다 못할 지경이라 대부분이 한국산을 쓰고 있다는 인식을 가진 때문에 그 인기는 날로 더해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식품유해 관련 뉴스가 많아질수록 웰빙 식품인 쌀에 대한 인기도 점점 올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밀가루제품보다 좋다
쌀은 점성이 밀가루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제품 종류가 많지 않고 덩달아 쌀가공시장 확대가 어려운 처지. 롯데백화점 대구점 블랑제리 빵매장에서 작년에 쌀모닝롤과 쌀앙금빵을 선보였으나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반대다. 올 들어 수요가 점차 늘기 시작하면서 관련기술도 점차 향상돼 지금은 흑미빵·11곡빵·쌀식빵까지 추가로 내놓으면서 매장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 '효자' 상품이 됐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올가매장의 쌀가공제품 매출도 매월 15%씩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동아백화점 푸드갤러리 내에서 국내산 쌀을 이용, 밤과 찹쌀, 흑미 등이 든 찹쌀콩떡을 비롯해 호박인절미 등 영양떡을 만드는 궁전방의 하루 매출액이 70만 원을 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쌀로 만든 빵이 인기를 얻는 것은 쌀빵이 밀가루빵보다 더 쫄깃하고 고소하며, 영양만점이기 때문. 단백질이 풍부한 쌀이 함유한 '가바(gava)'라 불리는 물질은 혈액 내 중성지방을 줄이고, 간기능을 높여 성인병을 예방하며, IP6이라는 물질은 암예방은 물론 지방간이나 동맥경화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맛과 영양면에서 일등은 국산통밀과 현미제품 등이지만 일반 쌀제품의 경우는 수입 밀가루제품과는 견줄 수 없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올가 매장의 안영준 관리자는 "수입 밀가루는 잔류농약이 남아 있어 아무래도 인체에 영향을 미치고, 정제 후 영양소가 가장 많이 없어지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어떤 제품이 있을까
쌀을 이용한 식품으로는 전통적으로 밥류와 죽류가 있고, 주식 외의 가공식품으로는 떡류·한과류 등이 있다. 또 음료식품으로는 술과 감주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제면·제과·제빵 등으로 다양하게 쌀이 사용되고 있다. 현재 쌀 가공제품은 20여개 업체에서 다양한 형태로 시판 중이다.
동아·대구·롯데 등 대구의 3대 백화점에는 유기농 쌀가루, 쌀누룽지, 쌀스낵, 현미시리얼 등이 나와 주로 유아나 아동들의 간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인 쌀가공제품으로는 쌀로별·쌀로랑·쌀강정·쌀전병 등 과자류, 쌀식빵·카스텔라 등 빵류, 찹쌀떡·쌀떡볶이 등 떡류, 쌀국수·쌀냉면·쌀쫄면 등 면류가 있다.
이 밖에도 쌀라면·증숙면·즉석비빔국수 등 면류와 뜨거운 물만 부어 5~7분 후 먹을 수 있는 즉석건조쌀밥, 수프가 첨가된 즉석고기덮밥, 즉석쌀죽, 즉석식혜, 쌀요쿠르트, 즉석미숫가루, 프레이크, 청결미, 쌀건빵, 튀김가루, 부침가루, 알파미분, 쌀고기 등이 최근 새로 선보였거나 연구 개발중에 있다. 면제품의 경우는 100% 우리쌀을 이용, 소화흡수율이 98%에 이를 정도여서 노인층으로부터, 순쌀떡볶이는 밀가루 제품보다 더욱 쫄깃하고 소화흡수가 좋아 어린이 간식용으로, 쌀만두· 쌀피자는 가족모임이나 자녀간식용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쌀강정·쌀전병 등 찹쌀 등을 이용한 과자는 역시 어린이나 노인들의 간식거리로 인기를 얻으면서 유통업체마다 매년 5~7%의 매출신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동아백화점에는 찹쌀가루를 이용한 다시마·김·미역·고추스낵을 선보였고, 현미를 이용한 식초도 아미노산과 인·칼슘·칼륨 등 미네랄이 일반식초보다 많이 함유돼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공산품으로는 샴푸·린스·비누 등의 세정제까지 나와있다. 세정제의 경우 쌀뜨물의 우수한 세정·보습효과를 바탕으로 출시, 20, 30대 젊은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위생용품 판매에서 상위권 매출을 유지하고 있는 C사의 경우 샴푸와 린스에 쌀눈오일을 담아 모발을 건강하게 유지시켜 준다고 광고하고 있다.
동아유통센터 가공식품 이영동 계장은 "'웰빙바람과 함께 우리쌀을 이용한 여러 종류의 상품이 출시되고 있는 추세"라며 "관련 매출도 매년 4~6%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 쌀 가공식품의 한계는
이처럼 쌀가공식품이 다양해지고, 인기가 높은 가운데서도 쌀가공식품의 한계점을 넘어야 소비자들에게 더욱더 친숙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유통업계 내에서 나오고 있다. 신제품 개발은 무엇보다 현실적인 식품소비패턴에 부합하는 제품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 또 현대인의 생활패턴에 맞춰 이용이 간편하고, 편리하게 구매가 가능하도록 제품을 개발, 유통시켜야 한다는 숙제도 내놓고 있다.
특히 빵·라면·피자 등 밀가루음식을 먹고 성장하는 어린이와 젊은이들의 기호에 맞는 쌀가공식품을 개발, 쌀가공식품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고, 건강추구를 지향하는 현대인을 위해 저칼로리·저당도 등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해야 한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식품팀 정희철 파트담당은 "현재 쌀가공식품의 당면 과제는 다양한 제품 개발과 쌀의 원산지 및 유기농 등 품질의 표시 등으로 쌀가공제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라며 "점성이 떨어져 100% 쌀제품이 많지 않은 것도 제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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