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주는 미국 대선 예비선거의 최대 격전지다. 인구라야 고작 110만 명으로 미국 전체의 0.4%이고 유권자 또한 0.25%에 불과한 미니 프라이머리(예비선거)지만 공화'민주 양당 후보들은 목숨을 건다. 선거의 해 2월에 모든 유권자가 참여하는 첫 예비선거라는 점에서다. 뉴햄프셔에서 이기면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정치자금 모금 또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다. 다음달 30여 개 주 예비선거뿐 아니라 본선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1위를 못하고 대통령에 당선한 사례는 클린턴과 조지 W 부시 단 2명뿐일 정도다.
미국 유권자들은 뉴햄프셔 결과를 통해 대선 판세를 읽고 후보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은 것이다. 각 후보들이 주목하는 밴드왜건(bandwagon) 효과다. 악대가 탄 마차 뒤를 쫓아 군중이 몰려가듯 우세한 후보에 유권자들이 따라붙는 현상이다. 우리 선거에서도 흔히 여론조사 지지율 보도가 밴드왜건 효과를 낳는다고 한다.
지난번 한나라당 경선 박근혜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안병훈씨는 여론조사 보도가 밴드왜건 효과를 주어 패배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각종 여론조사들이 이명박 후보가 상당히 앞서는 것으로 계속 발표하는 바람에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었다.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서도 정동영 후보는 첫 순회경선 제주'울산'강원'충북 4곳에서 손학규'이해찬 후보를 눌러야 이후 판세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리한 정 후보는 조직동원 논란을 무릅쓰며 초반 장악에 사력을 다했다. 정 후보의 기세에 당황한 두 후보가 경선 중단이라는 태클을 걸었지만 탄력이 붙은 밴드왜건을 저지하기는 역부족이었다.
대선을 50일 앞둔 현재 이명박 후보가 네거티브 공격에도 지지율 50%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분명 밴드왜건 효과가 끼어 있어 보인다. 이에 맞서 범여권은 언더독(underdog) 효과를 노리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깔려 있는 개 신세'를 뜻하는 언더독 동정효과를 기대해 이 후보의 독주를 견제해달라는 것이다.
이번부터 여론조사 공표는 대선 6일 전까지 가능해졌다. 각 후보의 지지율을 선거 코앞까지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종전에는 21일 전까지였다. 이 조치가 밴드왜건, 언더독 어느 쪽에 영향을 줄지 전문가마다 갈리고 있다.
김성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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