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석 저가항공사 노선 유치도 대안"
대구 '국제'공항이 '국제'는 고사하고 국내 공항의 지위마저 흔들리고 있다. 지난 1일 대한항공의 대구~김포 노선이 폐지된 데 이어 28일에는 아시아나항공의 대구~김포 노선마저 운행정지에 들어가 대구와 서울을 잇는 하늘길이 완전히 막혀버린 것. 하지만 민간 항공사가 적자를 이유로 노선을 폐지할 경우 정부가 '공익'을 내세워 노선 유지를 권유할 권한이 없는데다 앞으로도 대구~서울 간 하늘길이 다시 열릴 가능성도 희박해 대구공항의 국내 위상이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왜 없애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측은 "대구~서울 노선은 2004년 4월 1일 KTX가 개통된 뒤 항공 운항의 이점을 완전히 잃었다."고 노선 폐기 이유를 밝혔다. 아시아나 대구지점에 따르면 2004년 4월 이후 대구-김포 간에 주중 하루 평균 16회 왕복 운항(주말 18회) 일정이 왕복 4회로 줄었고, 지난해 말에는 160석 규모 항공기를 127석 항공기로 바꾼데다 최근엔 하루 1회 왕복 운항으로 축소했는데도 평균 탑승률이 37%(평균 48명꼴)를 밑돌아 운휴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 항공사 관계자는 "대구~김포 노선은 탑승률이 최소 78% 이상 돼야 손익분기점을 유지할 수 있다."며 "KTX로 승객 이탈이 너무 심해 이로 인한 탑승률 저조로 적자가 누적됐다."고 말했다.
대한항공도 사정은 마찬가지. 대한항공 대구지사에 따르면 2004년 KTX 개통 이후 그해 4월 대구~김포 노선의 운항편수가 하루 왕복 9편에서 2편으로 축소했고, 2005년 11월부터 하루 1편으로 줄었지만 월 평균 탑승률이 2005년 47%, 2006년 35%, 2007년 21%로 큰 폭으로 줄고 있다.
◆노선 재개 가능성은 없나
현재로선 대구 서울 노선의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 대한항공은 1일부터 노선을 폐지했고, 아시아나는 28일부터 6개월간 운휴상태라고 밝혔지만 6개월이 지나도 정상화되지 않으면 자연히 노선폐지로 이어진다는 것. 아시아나 대구지점 관계자는 "앞으로 6개월간은 그나마 수요가 많은 편인 동계 운항 일정(10월 28일~2008년 3월 28일)이 포함돼 있지만 대구~김포 노선은 폐쇄 가능성이 더 크다."며 "철도처럼 정부지원이 없는데다 KTX로의 승객 이탈은 앞으로도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구시가 내놓은 'KTX 개통 전·후 국내선 항공이용 현황'에 따르면 대구~김포 2003년 탑승객 수는 140만 명에서 개통 1년 뒤인 2005년 29만 8천 명으로 79%p 감소했고, 지난해 14만 4천 명(2004년 대비 90%p↓), 2007년에는 6만 7천 명(2004년 대비 95%p↓)으로 크게 줄었다.
◆대책은 없나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대구 국제공항 활성화, 영남권 신공항 건설 등 공항 수요 창출에 매달리고 있는 대구시로서는 대구~김포 노선이 없어짐에 따라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웅기 대구경북연구원 교통물류연구팀장은 "이용자 입장에서는 도로, 항공, 철도 등 모든 교통여건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항공사의 노선 폐지를 막을 수는 없다."며 "대구~김포 노선에 저가항공사(좌석 60~70석 규모)를 유치할 수 있다면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도 대구관광협회 회장도 "항공사의 타산이 맞지 않는 노선 폐지를 탓할 수만은 없으므로 교통수단의 변화로 인한 신규수요 창출을 위해 대구시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구~제주, 대구~인천 국내노선에다 대구에서만 갈 수 있는 신규 국내선 확보도 필요하고 일본, 중국, 동남아 등 대구에서 직항하는 국제노선도 개설해야 대구공항의 입지가 나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저가항공사의 대구 유치와 일부 국제노선 신설에 애를 태우고 있다. 대구~김포 노선 재개설이 요원한데다 KTX가 운행하는 거점도시의 2시간 이내 거리는 항공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베트남 노선을 추진 중이며 영남에어 등 저가항공사를 유치해 노선 개설을 추진 중에 있다."면서 "입장이 난처하지만 항공사는 민간기업인데 대구시가 '공공성'을 이유로 노선 유지를 고집할 수 없는 형편이어서 다각도로 신규 수요창출 및 노선개설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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