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대구 유치로 歡呼雀躍(환호작약)하던 때가 엊그제다. 대회 유치만으로 대구의 도시 品格(품격)이 달라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성급하다. 육상선수권대회에 대한 지나친 기대도 금물이지만 무관심도 곤란하다. 대회 유치의 흥분이 가라앉은 지금 육상선수권대회를 대구 발전의 계기로 삼는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
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했지만 한국은 육상 강국이 아니다. '거둥길 닦아 놓으니까 깍정이가 먼저 지나간다'는 속담처럼 차례상은 우리가 차리고 제사는 엉뚱한 사람이 지내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육상선수권대회가 단순한 일회성 행사로 그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결국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육상선수권대회를 대구 발전과 대구 산업발전에 활용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산업적 측면에서 육상선수권대회를 최대한 이용하는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대구가 특화할 수 있는 산업 분야는 아무래도 스포츠의류일 것 같다. 한때 세계 최대의 합섬섬유 집산지였던 대구의 장점을 적극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의류 외 다른 산업으로 눈을 돌리기엔 시일이 촉박한데다 스포츠용품 등 다른 스포츠산업과 관련된 기반이 열악한 것도 이유다. 특수 소재 등산복 등 스포츠의류산업 육성과 함께 스포츠의류 브랜드 개발이 동시에 추진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 과제인 만큼 우선은 스포츠의류 원단 생산에서 대구 섬유산업의 활로를 찾는 게 옳다.
스포츠의류 산업 육성은 서둘러야 한다. 오는 2011년까지 스포츠의류 산업을 지역특화산업으로 부각시키려면 바늘허리에 실을 묶어 사용해야 할 정도로 시일이 촉박하다. 최근 대구시는 아웃도어 및 스포츠의류 전문 기업인 (주)영원무역과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영원무역은 종업원 6만 명에 올해 8억 달러 매출을 목표로 한 대기업. 소재 고급화와 기능성 소재 상품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원무역의 대구 입성은 바람직하다.
육상선수권대회는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대구 섬유산업에 스포츠의류라는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었다. 진작 모색했어야 하는 분야였으나 시작이 늦었다. 늦었다고 판단할 때가 가장 이르다는 말도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박차를 가해야 하겠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 "24일 오후 9시, 한미 2+2 통상협의…초당적 협의 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