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쟁한 '싱크탱크'…사업성공 '밑거름'
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처음 등장한 '싱크탱크'는 요즘은 어느 조직에서나 없어서는 안 될 핵심요소로 급성장했다. 두뇌 없이는 어떠한 발전도 있을 수 없는 것. 때문에 경상북도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동해안에너지클러스터의 성패 여부도 싱크탱크의 역할에 의해 좌지우지될 전망이다. 동해안에너지클러스터를 움직일 싱크탱크들을 찾아가 봤다.
◆수소 시대 우리 손으로,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연료전지연구단
지난달 13일 서울시내에 2.7kg의 수소를 생산·저장·충전할 수 있는 수소스테이션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미래 청정에너지로 불리는 '수소 시대'가 국내에서도 시동을 건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수소를 선점하기 위한 포성 없는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수소연료전지와 태양광, 풍력을 3대 에너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지만 그 으뜸은 수소연료전지다.
경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동해안에너지클러스터의 귀결점도 수소에 맞춰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소연료전지 분야를 선점하고 있는 나라가 없어 충분히 경쟁력 있는 분야이면서, 경북에는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힘을 실을 IT 및 부품소재산업과 포스텍, 포스코 등 인프라가 풍부하기 때문. 게다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발전용 연료전지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주)포스코파워가 포항에 있는 것.
이러한 연료전지 개발의 두뇌 역할을 하기 위해 올 초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연료전지연구단이 발족했다. 연구원과 기술원 등 30명으로 구성된 연료전지연구단은 이미 MCFC(용융탄산염) 연료전지를 실용화 단계에 진입시켰고, 향후 5년 내 MCFC보다 단위 면적당 전력밀도가 높아 효율이 뛰어난 차세대 연료전지인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실용화를 위해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RIST 전중환 연료전지연구단장은 "연료전지 분야는 재료, 화공, 전기, 기계 등이 모두 복·융합된 기술이기 때문에 이런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경북이 사업지로 가장 적합하다."며 "현재 발전용 연료전지 분야에 매달리고 있지만 10년쯤 후 상업용, 가정용, 휴대용 분야로도 사업기반을 넓혀 국내 최고의 연료전지 기술을 갖출 계획이다."고 말했다.
◆미국 FSEC을 능가하자, 영남대 태양광에너지연구센터
미국 최대 태양광 연구소가 플로리다에 있는 '플로리다 태양광 에너지센터(FSEC)'이다. 처음에는 플로리다 대학(UF)이 인력과 부지를 출연해 만들어 대학 부설 연구소 성격을 띠었지만 지금은 민·관을 통틀어 미국 최고의 태양광 연구소가 됐다.
한국에서도 미국의 FSEC을 능가하는 연구소가 되겠다며 2003년 의욕적으로 출범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곳이 영남대 '태양에너지연구센터(SERC)'이다. 태양에너지사업 활성화와 한국형 태양에너지 보급 사업을 위해 만들어진 이 연구센터는 참여 연구진만 30여 명에 달하는, 대학 규모로는 국내 최대 태양광 연구소.
영남대 동쪽 경북테크노파크 빌딩 앞에 있는 이곳은 경북도, 에너지관리공단, 영남대가 공동으로 태양광 홍보관으로 건립했다가 지금은 영남대가 주체적으로 운영 중이다. 10㎾급 태양광 발전이 진행 중이며 연면적 3천㎡에 온수를 공급하고 있다.
이곳에는 태양광뿐만 아니라 지열로 냉난방을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신재생에너지 견학 코스로도 인기를 누린다. 지금은 해를 따라 움직이면서 태양광을 집광하는 테레킹 시스템을 도입하는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센터장인 정재학 교수는 "현재 참여 연구진에다 시설 보강만 이뤄지면 경북도 동해안에너지클러스터 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람을 에너지로, 포항풍력에너지연구소
경북도가 풍력 에너지 밀도가 높은 경북 동해안 지역을 국내 풍력발전산업의 전초기지로 조성하기 위해 쉽게 소매를 걷어붙일 수 있었던 것은 포항풍력에너지연구소의 존재가 큰 힘이 됐다. 지난 2001년 국내 풍력발전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풍력발전기 국산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스텍 부설로 설립된 이 연구소는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풍력연구소이다. 국내 최초로 750㎾급과 2㎿급 국산 풍력발전기를 잇달아 설계하는 등 세계적 수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유일의 연구기관인 것.
블레이드(풍력 날개) 공력설계 및 구조설계, 기계시스템 설계, 발전기 설계, 인버터 설계, 풍속계 보정 및 풍황 측정, 풍력단지 설계 등 6개 분야의 완전 국산화를 목표로 삼고 있는 이 연구소에는 30여 명의 포스텍 연구진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최근 해상풍력으로 눈길을 돌려 3㎿급 풍력발전기 개발에 나섰다.
포항풍력에너지연구소 정진화 박사는 "바람 등 자연조건이나 발전단지·연구기관 등 인프라 면을 따져볼 때 경북 동해안은 풍력발전 최적지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게다가 지난 7월에는 포스텍이 산업자원부가 지원하는 풍력특성화대학원에 선정돼 향후 5년 동안 모두 61억 5천만 원을 지원받고, 2009년부터 매년 20명의 풍력분야 전문인력을 배출하게 됨에 따라 경북도가 추진하는 동해안에너지클러스터의 싱크탱크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클러스터 특별취재팀 최정암·정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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