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 대선후보 경선 "5년전과 닮았네"

입력 2007-09-27 10:00:21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 후보 3명이 2002년 민주당 경선 때의 주요 후보들을 연상케하고 있다.

손학규 후보는 2002년의 이인제 후보처럼 경기도지사 출신인데다 탈당경력도 갖고 있으며 후보경선에 앞서 대세론을 구가하기도 했다. 이해찬 후보는 친노(親盧) 세력의 거점으로 꼽히는 부산·경남 지역에서 경쟁 후보들에 앞서고 있어 영남 출신 후보가 없는 경선상황을 감안할 경우, 영남권 대표주자로 부각될 수 있다. 2002년 경선 때의 영남권 출신 노무현 후보를 대신할 수 있는 셈.

또한 2002년에 이어 경선에 재도전하고 있는 정동영 후보는 당시처럼 호남권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손 후보의 경우 경선에 돌입하면서 대세론에 위협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네 차례의 지역 순회경선에서 한 번도 1위를 차지하지 못했을 정도.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도 밀리기 시작, 경선 전까지 고수했던 1위 자리를 뺏기고 있다. 급기야 불공정 동원경선을 주장하며 칩거 상황으로 치닫는 우여곡절 끝에 일단 경선에 복귀한 상황. 이인제 후보의 경선 행보와 흡사하다.

이해찬 후보는 경선에 돌입하면서 친노 후보들 간의 단일화를 통해 손·정 후보에게 맞설 수 있는 득표력을 보이고 있다. 강원지역 경선에서는 1위로 올라서기도 했는데, 경선 이전까지만 해도 손·정 후보에게 밀리는 중위권 후보로 분류됐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출신지인 부산·경남 경선에서 우세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 후보가 이에 앞서 열리는 광주·전남에서 어느 정도 득표력을 보이느냐에 따라 경선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다. 노무현 후보의 경우 영남권을 기반으로 여권의 전통적인 텃밭인 광주 경선에서 1위를 함으로써 승기를 잡게 된 것으로 분석됐다.

정 후보는 경선 초반 선두를 질주하면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으나, 2002년 경선 때도 제기됐던 호남후보 필패론을 어떤 식으로 불식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 광주·전남 등 호남권에서 그의 득표력도 경선 판세의 주요 변수가 된다. 2002년에는 호남 출신인 한화갑 후보가 광주 경선에서 기대에 못 미친 결과가 나온 직후 경선을 중도 포기했었다.

물론 세 후보는 5년 전 경선 때와 다른 점도 있다. 손·정 후보는 현직 대통령으로부터 잇따라 비판을 받고 있으며, 이해찬 후보는 당내에선 영남권 대표주자로 꼽힐 수 있으나 일반 국민들에게는 충청권 출신으로 각인돼 있다. 때문에 이번 경선의 결과가 어떤 식으로 가닥잡힐지는 과거 경선 때와 단순 비교, 속단하기 어렵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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