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숙의 고민지우개] 짝사랑 하는데 그는 나를 직장동료로만 생각

입력 2007-08-30 16:56:23

*고민있어요

혼자서만 해바라기처럼 바라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같은 직장 선배인 그를 언제부턴가 가슴에 품게 되었지요. 정작 그 선배에겐 내 마음을 전하지도 못했는데 직장 내에서 소문만 무성해졌어요. 그 선배는 그냥 친한 직장동료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처신해야 할 지 고민 중입니다. 좋은 방법을 알려 주세요.

*이렇게 해보세요

혼자서 가슴에 담아 둔 사랑으로 인하여 가슴앓이를 하고 계시네요. 상대에게 님의 마음을 전달할 지, 아닌지에 대해 고민하시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향해 혼자서만 가슴앓이를 한다는 것은 아픔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나만의 완벽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지요. 일찍이 어느 작가는 '청춘의 피가 뜨거운지라, 인간의 동산에는 사랑의 풀이 돋고, 이상의 꽃이 피고, 희망의 놀이 뜨고, 열락(悅樂)의 새가 운다.'라고 청춘을 예찬했습니다. 듣기만 하여도 가슴 설레는 청춘에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 열병같은 것입니다.

사랑은. 둘이서 서로 교감하고 공유하는 사랑이 아닌 혼자만의 외사랑이라고 해서, 그 사랑의 정도가 덜하거나 사랑이 조금 부족하다거나 깊이가 얕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혼자서만 키워나가는 까닭에 더 애틋하고 더 아름다울 수도 있지요.

님께선 자신의 가슴앓이를 혼자서만 간직할 것인지, 아니면 용기백배하여 상대에게 마음을 전달할 것인지를 먼저 선택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 전자를 택한다면 상대에게 드러내지도 못하고 묻어두게 되어 훗날 자신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해 후회가 따를 수 있을 것이고, 후자를 택한다면 자신이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과 진솔한 마음을 최대한 솔직하게 표현하여 상대에게 전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때 명심할 것은 속 시원하게 마음을 내보여 후련하기는 하겠지만 결과는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상황임을 염두에 두셔야 할 것 같아요. 다시 말해 서로 아끼고 감싸 주는 넉넉하고 좋은 인연을 얻을 수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는 혼자서만 간직하고 기대하던 절반의 확률마저 잃고 직장동료로만 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그렇더라도 노력해보지도 않고 혼자서 느끼는 가슴의 통증을 받아들이기보다는 더 적극적인 방법이겠지요. 좋은 인연으로 남을지 직장동료로 남을지, 추억으로 존재할 지 혹은 깊은 상처로 받아들일지는 자신의 몫이자 선택입니다. 물론 선택의 책임도 본인의 몫이지요. 하지만 행여 발생할지도 모르는 고통에만 매몰되어 가능성들을 아예 차단한다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지 않을까요? 자신의 현재 감정에 충실한다면 후회는 적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사랑을 시작할 때는 용기가 필요하고, 사랑할 때는 인내가 필요하며, 사랑의 바탕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혹자는 말하더군요.

조금 더 사랑하고 조금 더 아프다고 해서 실패한 사랑은 아닙니다. 부끄러울 것 없고 감출 것 없는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만 이야기하고, 너무 어렵게 셈하지 않으며 너무 쉽게 포기하고 등 돌리지 않는 것이 바로 아름다운 사랑이라 여겨집니다.

진정한 사랑은 아무런 이유없이 아낌없이 다 주고도 혹시 모자라지 않았나 하고 걱정하는 마음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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