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퇴비사용…가족처럼 인부 관리"
문경의 한 사과농장이 고품질 사과 생산으로 고소득을 올리며 한·미 FTA 파고를 가볍게 넘고 있다.
동로면 적성리 6만여㎡ 만성농장에서 사과 7천여 그루 농사를 짓고 있는 최종식(69)·이병우(61) 씨 부부와 아들 최진영(37) 씨.
이들은 맛과 향, 색깔, 모양이 뛰어난 후지와 양광 등을 다른 농장보다 2배 비싸게 팔아 연간 수억 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만성농장 사과가 고품질이 된 이유는 크게 4가지.
지난 1992년 사과농장을 처음 시작할 당시 수도권 제약회사에서 나온 한약재 찌꺼기 수십만t을 갖고 와 농장 전체를 30cm 이상 돋웠다. 이후 이곳의 지력이 강해지면서 사과의 당도와 향이 최고 수준에 달했다. 수년 전 공식 당도 측정 때에는 최상품인 14브릭스보다 무려 5포인트나 높게 나타나 기계 고장 시비를 벌이기도 했다.
요즘도 농장 곳곳에다 대형 퇴비장을 만들어 4, 5년 발효된 퇴비를 대량 투입하고 있다.
'사람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 최 씨의 기업 마인드도 한몫했다.
14명 도우미 아주머니들에게 다른 농장 일당인 3만 5천 원보다 40% 많은 5만 원을 지급하는 대신 농사일에 관한 한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도록 했다. 도우미 농업재해보험에도 가입했고 밥도 직접 지어 제공하는 등 열과 성을 다했다.
또 최 씨 가족들은 지난 5년간 일본을 오가며 신기술을 배우고 있다.
농장이 해발 420m 높이의 남향 비탈에 있고 일교차가 심해 사과 생산 최적지라는 점도 강점이다.
40여 년 전 문경에서 서울로 올라가 철구조물 사업으로 성공했던 최 씨는 어느 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에 곧바로 귀향했다. 서울에서 5년을 버틴 부인도 결국 남편을 따라 문경으로 내려왔다.
최 씨는 "한·미 FTA보다는 한·중 FTA가 사과농사에는 더 큰 문제"라면서도 "저가의 중국산 사과가 수입되더라도 고품질 사과를 중국 상류층을 겨냥해 수출하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문경·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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