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효의 채타령 스윙타령] 진실의 순간, 임팩트 (45)

입력 2007-06-26 09:31:17

500야드가 넘는 파5 홀에서 두 번의 멋진 샷으로 버디를 위한 완벽한 위치에 공을 날려보내고 위풍당당히 그린 앞까지 걸어가 남은 거리를 확인해 본다. 30야드가 채 안 되는 거리에 라이도 완벽하다. 누가 보아도 간단해 보이는 피치 샷, 동반자들은 벌써부터 버디를 맞은 듯한 분위기이다. "그래, 공만 끝까지 보고 자신있게 치는 거야." 마음을 가다듬으며 어드레스를 하고 스윙을 했는데 아뿔싸, 공이 다섯 걸음 앞에 털썩 떨어지고 만다. '뒤 땅'을 치고 만 것이다. 이제는 잘해야 파다. 동반자들이 표정 관리하기 바쁜 사이에 기회가 순식간에 위기로 바뀌고 설상가상 앞에서 친 '뒤 땅'이 머릿속에 가득 차 다음 샷이 더 불안하기만 하다.

골프를 하는 사람이라면 몇 번은 경험해 보았음직한 이야기이다. 짧은 피치 샷에 '뒤 땅'이 나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누차 강조한 바와 같이 내려치는 연습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크다. 천연 잔디 연습장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국내 여건도 하나의 원인이 된다. 잔디에서 연습할 경우 '뒤 땅'을 치면 구질과 임팩트 감에서 바로 알 수 있지만 대부분 인조 잔디 매트에서 연습을 하다 보니 뒤 땅이 어느 정도 나와도 잘 표시가 나지 않는다. 따라서 자기도 모르게 하루 종일 '뒤 땅'치는 것을 연습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연습장 환경이 좋아 잔디에서 연습할 수 있는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뒤 땅'이 나면 바로 알 수 있는 좋은 연습 방법이 있다. 사진과 같이 얇은 플라스틱이나 널빤지 위에 공을 놓고 피치 샷을 연습해 보는 것이다. 만약 '뒤 땅'을 친다면 클럽이 튀어서 바로 공 머리를 때리고 말 것이다. 공을 띄운다는 이미지의 퍼올리는 식의 스윙으로는 널빤지 위의 공을 제대로 맞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클럽이 내려오면서 공부터 내려쳐야 제대로 된 탄도와 백 스핀의 피치 샷이 가능하다.

어려운 연습이지만 제대로만 한다면 다음에 30야드 기회가 왔을 때는 동반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스윙분석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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