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춤에 벽돌(?)만한 휴대전화를 달고 으스대던 중년들. 조금 세련됐다면 작은 손가방에 넣고 다니며 신주단지처럼 '모시던' 1990년대 전후.
40, 50대 이후 세대에게는 휴대전화가 처음 선보인 1990년 전후만 해도 당시 풍경은 아련한 추억이다. 휴대전화가 첫선을 보인 1988년 이용자는 1만 명. 보증금은 기본이고 수백만 원(240만 원)을 써야만 구입할 수 있었을 정도로 부와 권위의 상징이었다. 2007년 휴대전화 이용자 3천만 명. 10세 이상 4천만 명을 기준으로 1.3명당 한 대씩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을 만큼 보편화됐다.
◆휴대전화의 출발, 부의 상징
수입산 모토로라가 한국시장에 발을 디딘 것은 1988년(사진1). 당시 휴대전화 무게는 771g(현재 최소 중량 80g), 소비자가는 240만 원이었다. 통화도 2시간쯤 기다려야 가능했다.
국내 모델로는 삼성이 2년간의 개발 끝에 1988년 무게 700g짜리 휴대전화를 선보였다. 이 휴대전화는 서울올림픽에서 47대가 시범 사용됐지만 이후 소형, 경량화된 외국 제품의 유입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1992년에는 모토로라 Miro Tac Lite 모델(사진2)이 선보였다. 국내 10대 신상품에 선정됐고 1993년 점유율은 60%였다.
국산으로는 1994년 삼성이 애니콜(Anycall) 브랜드(SH-770)를 최초로 선보였고 1995년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 모델(SH-880)을 출시했다. 하지만 국산 휴대전화는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1998년에는 통화품질 향상칩(EVRC)과 최초로 디지털방식이 채용된 모토로라 ST-7760 모델이 선보였다.
휴대전화 발전사에서 획기적인 전기를 맞은 것은 1996년. 삼성은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디지털) 휴대전화로 아날로그와 겸용 제품을 출시했다. 삼성은 이 모델을 업그레이드해 국내 최초로 음성다이얼 기능을 내장시키는 데 성공했고 또 무게도 100g 이하 시대(SCH-A100, 89g)를 열었다. 당시 이 제품은 휴대전화 소유자 3명 가운데 1명이 쓸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999년에는 세계 최경량(50g), 최소형인 손목시계형 휴대전화가 등장했다. 2002년 이후는 동영상, 스테레오 사운드까지 지원하는 휴대전화까지 출시될 정도로 휴대전화 발전사는 '빛의 속도'로 불릴 만큼 눈부시다.
◆휴대전화 화면·벨소리와 기능의 발전
휴대전화 창(LCD)의 변화도 눈부시다. 초창기 흑백 2줄 LCD에서 시작해 현재 6만 5천 컬러의 13줄 LCD, TFT의 고화질 LCD까지 등장, 동영상·TV시청도 가능하다.
벨소리는 부저를 이용해 한 가지 음만을 제공한 단음에서 동시에 4가지 악기음을 내는 4poly, 노래방 기기와 흡사한 16개 악기가 동시에 연주하는 소리를 구현하는 16poly방식까지 나왔다. 한발 더 나가 오케스트라 수준의 40poly 벨소리까지 지원하는 제품은 물론 64화음 벨소리까지 지원하는 휴대전화도 개발됐다.
휴대전화 기능도 너무나 다양해졌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전화를 걸고 받는 용도로만 사용됐지만 무선 인터넷의 등장으로 게임은 물론 원격PC제어, 위치추적, 교통요금 결제, 신용카드 서비스, 모바일 경호, 전자상거래, 교통정보, 팩스 기능, 첨부파일을 포함한 메일 보내기, 동영상 보기 등 영화에서나 볼 법했던 일들을 실행하고 있다.
게임부터 메일, 채팅, 뉴스, 동영상, 노래방 등 휴대전화 기능은 현재 250여 가지가 가능할 정도로 만능이다.
글.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 이동통신 서비스의 진화
이동통신 서비스 구분은 상용화된 기술을 기준으로 1G(세대·음성 전화), 2G(세대·문자 데이터 교환), 3G(세대·영상 데이터 교환)로 구분하고 현재 앞으로 등장할 4G(세대·멀티미디어 데이터 고속 교환)까지 기술표준이 논의되고 있다.
3G의 경우 국내서는 2003년 12월 처음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이라는 이름으로 '보면서 통화할 수 있는 휴대전화'가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 3월부터 본격 상용화가 시작됐다.
4G의 경우 아직 기술표준화 단계지만 LG전자는 최근 자사의 멀티미디어 데이터 고속 전송 기술이 세계적인 통신 관련 업체들이 참여하는 4G 표준화 그룹의 핵심 기술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여러 개의 데이터를 1천분의 1초에서 100만분의 1초 사이의 미세한 시간 차이를 두고 전송, 오류를 최소화하고 각 전송 채널 특성을 미리 파악해서 특성에 맞게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방식이다.
현재 상용화된 기술의 2~4배 이상 속도가 빠른 것으로 영화 한 편의 절반 분량인 700MB는 4분 40초 만에 무선 송수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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