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과 우울증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 나라 자살률이 인구 10만 명당 24.7명(2005년, 통계청)으로 OECD 국가 중 1위다. 또 자살한 사람 중 95%가 정신과적 장애, 그 중 80%가 우울증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청소년들도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 이런 학생들은 우울, 불안, 공허감에 빠져들거나 삶이 무가치하다고 느낀다. 힘이 없고 피로하며 몸이 처지는 기분이 들어 매사를 귀찮게 여긴다. 짜증을 잘 내고, 반항적인 태도를 보여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 마찰을 빚기도 한다. 그런데도 주변에서는 쉽게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데 문제가 크다.
청소년기 우울증의 원인은 생물학적, 심리학적,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하다. 그 중 많은 경우 환경적인 스트레스나 사회적인 요인에 기인한다. 특히,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들이 학생들의 우울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입시 위주의 지식 교육, 다른 학생과의 과도한 경쟁과 비교, 주변의 기대에 대한 부담 등 공부, 신체 활동, 문화·예술 활동 등 어느 영역에서나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자신의 소질, 적성, 흥미 등을 잘 고려하여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도록 지도해야 한다. 학교 공부를 마치고 다시 학원으로 또 학교로 개미 쳇바퀴 도는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도록 가르쳐야 한다. 친구들과 운동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봉사 활동을 해 보는 일도 권해 주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목표나 역량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과장하거나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음도 강조해야 한다.
이런 노력들은 결국 학생 스스로 우울증과 멀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어린 학생들로서는 극복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가정, 학교, 사회에서 보다 큰 관심을 가지고 세심하게 배려할 때 우리 아이들이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이 문제도 가정 교육이 중요하다. 부모의 욕심대로 학생이 성장해 주기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학생은 학생 나름의 인격과 가치가 있고, 학생 나름의 인생을 살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대화를 통해 학생의 입장에서 지원해주고 격려해 주어야 한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을 대할 때 관심, 이해, 공감, 수용의 태도를 보여야 한다. 어느 교실에서나 이것만 실천한다면 문제의 반 이상은 해결한 것이다. 더 이상 입시라는 명분으로 수많은 학생들을 들러리 세우지 말아야 한다. 모든 아이들이 자신이 삶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다양한 기준으로 우리 학생들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서태지, 박세리, 이승엽 같은 인물이 나올 수 있다.
수용적 분위기를 만들고 그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 공감을 보여주는 것이 우울증을 예방하는 보약이다.
박정곤(대구시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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