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a Kim : ON-AIR·물은 비에 젖지 않는다/ 김아타 지음/ 예담 펴냄
김아타란 사진가는 지난해 한 순간 대중의 스타가 됐다. 지난해 7월 12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김 씨의 개인전에 관해 '현실의 시간이 가장 초현실적인 것이 될 때'라는 제목으로 문화면 2개 면에 걸쳐 작품과 작품 세계를 자세히 소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였다. 당시 기사에서 김 씨는 "철학적 사고가 극히 참신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4년 세계적인 사진 전문 출판사 '어페처(Aperture)'에서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사진집(The Museum Project)을 발간했다. 지난해 뉴욕 세계사진센터(ICP: International Center of Photography)에서 아시아 작가 최초로 연 개인전 결과 세계 예술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줬다. '아직 찍지도 않은 작품 두 점이 1억 6천여만 원에 팔렸다.'는 소식도 들렸고, '빌 게이츠가 작품을 구매했다.'는 이야기도, '센트럴파크 재단이 작품을 영구 전시하기로 했다.'는 누구나 귀가 솔깃해지는 뉴스가 전해줬다.
과연 무엇이 김아타의 작품에 관심을 기울이게 하는 것일까? 2권의 책은 김 씨의 작업세계의 근원에 대해 짐작할 수 있는 해설서이자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지침서이다. '아타 김 : 생방송'은 그를 세계 속의 사진가로 키운 작품의 후일담이다. "'사물과의 대화'를 하면서 나의 실존을 확인해 가는 트레이닝을 하였다."는 1980년대 말 이야기부터 시작이다. 지금도 김 씨는 자신이 '이미지 트레이닝'이라고 부르는 이 수련 혹은 명상을 통해 작업한다고 한다.
그리고 김 씨는 '나의 사유와 실존의 집'이라는 'The Museum(박물관) 프로젝트'의 배경을 들려준다. 유리박스 속에 살아 있는 생명을 담은 이 작업은 "박물관의 사전적인 정의가 '죽어야 살아나는 곳'이라면 나의 사적인 박물관은 '살아 있는 것을 영원히 살게 하는 사유의 공간'"이다. 데미안 허스트가 실험실의 표본처럼 죽은 생명체를 박제한 것과는 크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여기서 김 씨는 이야기한다. 이 프로젝트는 '생방송 프로젝트'와 함께 "'모든 사물은 존재의 가치를 가진다. 하지만, 결국은 사라진다.'는 나의 동양사상적 인식론의 표상"이라고…. 이후 '마오의 초상'이나 '마릴린의 초상', '아타의 초상'이 어떤 의미를 갖는 작업인지 알려 준다. '뉴욕' 연작에는 어떤 배경이 담겨 있는지 '중국' 연작을 할 때는 또 무슨 숨은 얘기가 있었는지 사실과 경험, 문화적 배경을 섞어서 풀어낸다.
'물은…'은 김 씨의 에세이라 할 수 있다. "긴 시간, 새로운 세계와 만나며 살아왔다. 그 새로움이 나를 살게 하였고 그 과정이 나를 깨닫게 하였다. 새로운 세계가 존재하는 한 화려한 나의 여행은 계속될 것이다."라는 독백과 함께 시작하는 책은 시적인 필치로 자신의 작업 세계가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
김 씨의 여정은 어릴 때부터 시작된 것 같다. 'The Museum 프로젝트'를 하는 김 씨에게 그를 아끼던 선배들이 '잘못 가고 있다'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방향을 돌리라.'고 했단다. "66억의 인구가 있다면 66억의 세계가 있고, 존재하는 모든 사물들 수만큼의 세계가 있다."고 믿는 김 씨에게는 충격적인 말이었다. 그래서 "나는 기계공학을 전공해서 좋은 것이 아니라 미술을 전공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까지 말한다. (물은…).
책을 읽으면 사진가 김아타가 걸어온 작품 세계를 한눈에 추적해 볼 수도 있다. 앞으로 그의 작품 세계가 어디로 변해갈지 궁금하게 만들기도 한다. 236쪽·200쪽. 1만 7천·1만 2천 원.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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