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걱정한 방정환 처럼 국악의 소중함 일깨워야
지난 토요일은 85번째로 맞은 어린이날이었다. 첫 어린이날은 1922년 5월 1일이었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1939년 일본의 강압으로 일시 중단됐다가 해방 이듬해인 1946년에 5월 5일로 변경됐다. 그 뒤 1957년에 '어린이헌장'을 공포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어린이는 나라와 겨레의 앞날을 이어나갈 새사람이므로 그들의 몸과 마음을 귀히 여겨 옳고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힘써야 한다.'(어린이헌장)
'색동회'라는 아동문화운동단체를 조직하신 방정환 선생님은 분명 어린이를 사랑하신 것 같다. 또 어린이를 통해 민족의 내일을 보신 것 같다. 이렇듯 어린이날에는 어린이의 소중함뿐만 아니라 민족의 미래 모습이 담겨 있어 더욱 뜻깊은 것 같다.
내가 살고 있는 대구의 북구지역(과거 칠곡)도 전교조와 시민단체가 연합하여 매년 어린이날의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와 관련해 국악 공연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늘 함께하고자 한다. 올해도 청소년국악관현악단 해마루의 사물 팀이 요청을 받아 공연을 하였다.
어린이날 행사에 초청을 받아 공연을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공연을 보는 한 사람이라도 국악을 좋아하게 된다면….' 북구지역에서 어린이날 행사를 처음 개최하던 2003년도의 따가운 햇볕 속 공연도 그러했고, 공연 마당의 첫 순서로 무대를 여는 현재도 그 마음은 여전하다. '내가 맡고 있는 청소년국악관현악단이나 초등학생으로 이뤄진 국악관현악단의 연주를 들으며 한 어린이라도 우리음악을 좋아하게 된다면 우리 음악의 미래가 밝지 않을까?'
올해는 가족과 함께 동생이 근무하는 포항해양경찰청의 함정 행사를 찾았다. 800명을 넘게 태운 배가 영일만 해안을 돌았고, 동시에 물대포와 고속 경비정의 쾌속 질주, 해양경찰의 활동 모습을 간략히 보여 주었다. 처음 배에 탔을 때 무서워하던 딸 지은이가 내릴 때는 하나도 안 무섭다고 했다. 재미있었고 작은아버지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고도 했다.
우리음악의 교육과 체험도 어린이 시각에 맞춰 다양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어른이 보기엔 시시한 물대포도 아이들 눈엔 신기하다. 우리 음악이 소중하다면 방정환 선생님과 같은 시각으로 미래를 걱정해야 한다. 미래를 걱정하며 빼앗긴 나라를 찾고자 했던 선생님 마음처럼, 미래의 우리음악 문화를 위해서 어린이들에게 우리음악 교육과 체험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비약적 표현이지만 우리를 구성하는 정신과 문화는 얼마나 서양적인가? 그리고 음악문화적인 면에서 나라를 빼앗기지 않았다고 할 수 있는가?
제 86회 어린이날에는 대구시립국악단 주최 어린이를 위한 체험 국악 한마당이 열리기를 소망해본다.
김신표(대구동평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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