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브랜드로 외국쌀과 승부"
쌀수입을 막아오던 빗장이 열려도"외국쌀에 맞서 승부를 걸어 보겠다."며 자신감을 보이는 우리나라 최고의 쌀전문 농사꾼 김종기(58·칠곡 기산면 영리) 씨. 금종농산을 경영하면서 트랙터와 벤츠 승용차를 함께 타는 쌀농사꾼이다. 그는 아들 창수(28) 군에게 쌀농사를 대물림하며 부자간에 14만 평(700마지기)의 쌀농사를 짓는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금종쌀'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가졌다. 그만큼 자신의 브랜드에 자부심을 가진다는 의미다. 전국에서 웬만한 규모의 쌀농사를 짓는 사람이라면 김 씨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칠곡군 왜관에서 성주군을 잇는 국도 33호선 왜관 제2교에서 성주방향으로 2km 정도 가다 보면 국도변에'금종쌀'이라는 큼직한 간판이 보인다.
마당을 들어서면 120평 규모의 큼지막한 도정공장부터 시작된다. 이곳에는 매일매일 벼 찧는 작업을 한다. 마당을 지나면 벼 육모공장이다. 178평 규모의 육묘공장엔 지난 1998년 4월 자동제어 장치 및 자동화작업 시설을 완비했다.
마당 한복판에 위치한 140평 규모의 일반창고에는 수백kg의 벼들이 든 대형 포대가 그득하게 쌓였다.
젊은시절 김 씨는 농사일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고교 졸업 후 대구에서 간장공장 회사원, 택시와 버스 운전기사 생활을 하는 등 도시생활을 전전하다가 1978년에 돌아왔다. 귀향 후 10년 동안 부인과 함께 소규모 농사를 짓다가 본격적인 쌀농사를 시작한지 불과 6, 7년 만에 최고의 쌀경작농이 됐다. 이제는 금종농산 인근 2, 3km 내 14만 평의 평야가 모두 김 씨의 일터다.
김 씨의 영농에는 남다른 특징이 있다. 물론 대형 농기계화로 인한 대규모 영농이 가능하지만 조기재배, 조기수확, 조·중·만생종의 분산농사가 비결이다.
김 씨는 2, 3년 전부터 쌀개방화에 대한 외국쌀과의 한판대결에 나서고 있다. 해답은 '밥맛좋은쌀' 개발이다. 90년에는 자체 브랜드 '금종쌀'을 개발했다. 91년 특허 등록과 함께 디자인과 포장지 재질의 차별화를 통해 타 브랜드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포장단위도 소비자 기호에 맞춰 다양한 소포장을 개발하고 신선도 유지와 편의를 위해 전자상거래망을 구축, 인터넷판매(현재 매출량의 10% 정도)를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토속재래종 기능성 쌀 '아롱다롱'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항암효과가 있다는 안토시안 색소가 다량 함유된 자광벼(자색-조선시대 임금님 진상쌀), 녹원찰벼(녹색)를 비롯해 흑진주벼(흑색), 새상주벼(투명), 상주찰벼(흰색) 등을 개발해 특허출원 중에 있다.
이젠 대부분의 기계작동과 농사일을 아들 창수 씨가 물려 받았다. 요즘 청년답지 않게 농사일에 재미를 붙인 창수 씨는 "모든 걸 기계화 영농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농사일이 힘들지 않다."고 한다. 이젠 자신이 농사일을 알아서 척척 해내는 모습을 보면 김 씨는 내심 아들이 대견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쌀농사꾼의 대물림에 성공한 것이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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