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기철(61) 한국델파이(주) 대표가 최근 주주총회에서 최고경영자로 재신임을 받았다. 지난 2002년부터 3회 연속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
그는 전문경영인지만 3연임을 통해 '오너 기업인'에 버금가는 지위를 확보한 것으로 회사 안팎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3연임은 주주들로부터의 신임에서 출발했다. 한때 부도 위기에 몰렸던 회사의 체질을 바꿔 지난해 대구지역 제조업계 단일공장으론 처음으로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었던 것.
그는 한국델파이의 성과를 '가족 같은 회사 분위기' 덕분이라고 했다. 임직원이 2천 명에 이르는 대기업. 하지만 그는 '근엄한 사장님'을 버리고 '편한 사장님'이 됐다. 그 때문에 외환위기 이후 '부도 공포'속에서도 직원들이 한 몸이 돼 그를 잘 따라줬다는 것.
"직원들이 저를 형이나 오빠, 부모쯤으로 생각하게끔 노력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태도만으로는 안 됩니다. 올 들어 1시간30분짜리 경영 설명회를 19차례나 가졌습니다. 목이 아플 정도지만 직원들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해야 합니다. 그래야 저를 믿고 따라옵니다."
그는 직원들에게 회사 사정을 터놓고 이야기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말로만 직원들을 위한다고 해서도 안 되겠죠. 회사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는 사원복지가 중요합니다."
그는 직원들뿐만 아니라 직원의 가족까지 회사 비용으로 신체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회사 내 건물마다 헬스장을 설치했다. 문경 도자기 체험이나 고령 딸기따기 체험 등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에 직원들과 동참, '벽'을 없애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런 노력은 노사분규가 적잖았던 한국델파이를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무분규 회사로 바꿔놨다.
그는 2015년까지 한국델파이를 어떻게 키울까 하는 장기 회사 발전계획도 만들어가고 있다. 기업인은 미래에 대한 꿈을 사회에, 그리고 조직 구성원들에게 심어줄 의무가 있다는 것.
지 대표는 한국델파이가 대구로 본사를 옮긴 뒤, 이제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만큼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연장선에서 한국델파이는 대구시가 기획한 재래시장 활성화사업에 보태달라며 재래시장 상품권도 8천만 원어치나 구매했다.
"지난해 말 대구시가 주는 '자랑스러운 시민상'을 받았습니다. 저는 인천이 고향이지만 이제 대구 사람이 다 됐습니다. 대구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20년 넘게 우리 회사가 이곳에서 커왔고, 저의 자녀도 대구에서 모두 키워냈습니다. 저희 회사를 더욱 발전시켜 대구의 변화를 이끌어보겠습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사진·박노익기자 noik@msnet.co.kr
▲ 한국델파이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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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연도 1984년(전신 대우자동차부품공업(주))
본사 주소 대구광역시 달성군 논공읍 북리 580-1번지(달성공단)
직원수 2천3명(대구 1천607명)
매출액 1조1천180억여 원(2006년 기준)
생산품 자동차 핵심모듈부품(전장품·제동장치·압축기 등 40여 가지)
업계 순위 현대모비스·만도·한라공조에 이어 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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