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있는 건강상식]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입력 2007-04-19 07:17:38

고혈압은 60세가 넘으면 절반 이상에서 생긴다. 혈압을 조절하지 않으면 심장병, 뇌중풍, 신장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고혈압은 증상이 없기 때문에 치료를 소홀히 하기 쉽다. 그래서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을 '절반의 질병'이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고혈압 환자의 절반(50%, 2분의 1)이 진단을 받고, 진단받은 사람의 절반(25%, 4분의 1)이 치료를 하고, 치료받는 환자의 절반(12.5%, 8분의 1)만이 혈압을 정상적으로 잘 조절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 환자 100명 중 12명만이 제대로 잘 치료받고 있는 것이다.

혈압을 잘 조절하면 뇌중풍의 40%, 심근경색증의 25%, 심부전증을 50% 이상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낮은 치료율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이 있음을 알려주면 많은 사람들이 "혈압은 한번 약을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던데….", "혈압약은 오래 먹으면 안 좋다던데…."라는 근거 없는 믿음을 이야기한다. 옥수수수염이나 양파껍질을 달여 먹는다든가 하는 나름대로 주위에서 들은 효과가 불확실한 민간요법에 의지하는 사람도 많다. 여러 가지 건강식품 판매업자들이 무의식중에 이러한 건강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강화하는 경우도 있다.

고혈압은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주어 심장, 뇌, 신장, 눈에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킨다. 아무 증상 없이 진행되다가 심장병이나 중풍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켜서 '침묵의 살인자(silent killer)'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이다. 약한 정도의 고혈압은 식이요법과 운동(걷기), 금연, 절주와 같은 기본적인 행동요법으로 조절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행동요법에도 혈압이 140/90㎜Hg 이하로 조절되지 않으면 약 먹기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혈압약들은 대부분 장기간 복용해도 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혀진 약이기 때문이다. 몇몇 혈압약들은 심장이나 혈관 보호의 뛰어난 효과가 새롭게 밝혀지고 있다.

혈압은 자주 재어 보는 것이 좋다. 혈압이 높아지지 않도록 규칙적으로 운동(걷기)하고 금연과 절주를 생활화해야 한다. 혈압이 높으면 주위에 믿을 수 있는 의사를 찾아 내 몸에 맞는 혈압약을 처방받아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김대현(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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