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수성구 욱수동 불광사(회주 돈관 스님) 앞 연못 망월지가 전국 최대 규모의 두꺼비 서식지로 확인됐다.
4월 중순 무렵의 이 저수지 수면은 두꺼비 올챙이가 지천이다. 어림잡아 수십만 개체는 돼 보인다. 이 올챙이가 성체(成體)가 돼 산으로 오르는 '두꺼비의 대이동'이 시작되면 불광사 일대는 '두꺼비 천지'가 된다.
두꺼비는 2월말쯤 절 뒤 욱수골에서 내려와 3월에 망월지에서 산란하고, 4월쯤 알이 올챙이로 변한다. 그러다 성체가 된 두꺼비가 4월말부터 5월초 야음을 틈타 산으로 되돌아가는 것.
"얼마나 많은 지 발을 내딛기도 어렵습니다."
불광사 신도회장 양승을(53) 씨는 "두꺼비가 이동할 때면 약사대불이 새카맣게 변한다."며 "하필이면 석불 앞을 지나는가 더욱 신기하다."고 했다. 경북대 생물학과 박희천 교수는 "저수지와 습기가 많은 야트막한 야산이 있어 두꺼비 서식지로 적지"라며 "우리나라 최대 규모"라고 추정했다.
도심 인근에 이렇게 큰 규모의 서식지는 처음 확인했으며, 이 정도의 개체가 서식하려면 최소한 100년 이상은 걸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꺼비는 농약 등 환경오염으로 산란율이 크게 떨어져 최근 10년 동안 9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충북 청주에서는 원흥이방죽의 200여 마리 두꺼비를 위해 82억 원을 들여 생태공원을 조성했고, 올 3월 울산에서는 배수로에 갇힌 300여 마리 두꺼비를 구하기 위해 환경단체가 '구조작전'에 나서는 등 토종 두꺼비에 관한 각계의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윤종석 대구시 환경정책과장은 "두꺼비의 자연스러운 이동을 위해 제방에 생태통로를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학계와 환경보호단체에서도 "생태학습장이나 두꺼비 박물관을 만들면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며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 오는 외국인들에게도 좋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대구의 보배"라고 평가했다.
불광사 회주 돈관 스님은 "두꺼비의 귀소시기에 맞춰 신자들의 차량 출입을 자제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두꺼비의 생태가 잘 보존돼 생명존중과 환경보호 의식이 더 널리 파급되었으면 한다."고 합장했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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