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www.saramin.co.kr)이 직장인 5천 378명을 대상으로 '퇴사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 경험이 있는가'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6.7%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 퇴사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주기는 평균 3개월에 한 번 정도로 집계됐다. 이런 설문에서 오히려 의아스러운 것은 퇴사 충동을 느끼지 않는 3.3%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할 정도다. 직장인, 즉 월급쟁이라면 누구나 사표를 쓰고픈 생각이 불끈 불끈 솟아날 때가 있다. 물론 그 시기가 문제지만.
사표도 종류가 많다. 툭하면 사표를 내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형. 아무도 실제 사표를 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술만 마시면 사표를 쓰겠다고 큰소리치는 사람도 있다. 직속 상사가 바뀌면 사표를 품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이른바 '구관이 명관형'. 입사 10주년 기념일, 승진 5주년 기념일(더 이상 승진 가능성이 없을 때)에 사표를 쓰는 '기념일형'도 있단다. 물론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한 의사관철형 사표도 있다. 이유는 갖다붙이기 나름이지만 아무튼 사표는 직장인들의 '피해야 할 숙명'이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있게 마련. 굳이 사표를 써야한다면 몇가지 짚어봐야 한다. 먼저 한 직장에서 일년도 채 안돼 이직을 반복하는 '메뚜기족'은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 업무능력이나 성격에 문제가 있다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아울러 감정적인 사표 제출은 금물이다. 그만 두고 싶다면 이직을 준비한 뒤에 해야 한다. 배터리가 아닌 이상 재충전은 의미가 없다. 회사를 그만두고 한달이 채 못돼 아는 사람들 찾아다니며 일자리를 부탁하는 궁상스런 모습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가급적 한 직장에서 3년 이상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업무도 파악하고 이직할 회사에서 경력을 인정받으려면 3년은 최소한의 기간이다. 이직이나 사표 제출을 여기저기 떠들고 다는 것도 금물이다. 이직이 확정된 뒤 업무 인수인계에 필요한 기간이 되기 전까지는 소문을 내지 않는 편이 좋다. 행여 이직에 차질이 생겼을 때 동료들을 보기가 불편해진다.
마지막에 좋은 인상을 주고 떠나는 것도 중요하다. 세상은 좁다. 두번 다시 보지 않을 사람처럼 여겨지지만 흔히 하는 말로 '한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다. 특히 업무처리는 확실히 끝내놓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빼먹을 것은 확실히 빼먹어야 한다. 특별 상여금이나 성과 수당 지급 여부는 꼼꼼하게 챙겨둬야 한다.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회사에 다니고 있다면 비자(Visa)를 미리 발급받아두는 것도 좋다. 자영업을 하거나 영세업체로 옮기면 비자 발급도 여간 골치아픈게 아니다.
◇ 사표 제출전 고려해야 할 사항 20가지.
1. 그만 두고 싶다고 일 년 이상 생각했다.
2. 그만 두고 싶은 이유를 자문자답했다.
3. 내 잘못은 별로 없다.
4. 나 혼자서 결정하지 않는다.
5. 가까운 친지 중에 의논 상대가 있다.
6. 많은 사람과 의논해 보았다.
7. 회사를 철저하게 이용했다.
8. 흐름에 몸을 맡기는 처세술을 생각한 적이 있다.
9. 전직할 곳이 이미 정해져 있다.
10. 가족의 양해를 얻었다
11. 싸움에 지쳐서 그만 두는 것은 아니다.
12. 옮길 회사는 지금보다 정말 좋다.
13. 동료들에게 왜 근무하는지 물어 보았다.
14. 정말로 업무에 최선을 다하였다.
15. 코 앞의 이익에 휩싸이지 않았다.
16. 5년, 10년 앞의 생활설계가 돼 있다.
17. 더 이상 회사에 가기 싫다.
18. 자신의 세일즈 포인트가 3가지 이상 있다.
19. 스카우트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20. 6개월 정도 버틸 생활비가 있다.
* '예'가 0~9개면 지금 회사에 아직 할 일이 있다. 10~15개면 더 잘 생각하고 다른 사람과도 의논하는 것이 좋다. 16~20개라면 지금 당장 전직을 준비해도 좋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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