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과 엔화 강세전환 가능성에 우려한 국제 투기자금이 저리로 빌린 엔화로 다른나라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딩 자금을 회수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대두되고 있다. 심지어는 이러한 자금의 회수로 80년대 주식시장의 급락 경험이 있는 미국이나, 그 자금의 집중 투자대상이 된 우리나라에서는 2 분기 이후 조정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바로 엔캐리 때문이라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앤캐리 청산의 여파는 과거처럼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 이유는 금리도 환율처럼 이미 국제시장에서 위험을 회피하는 헤지 시장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급격한 쏠림이 일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미래의 금리나 환율을 예측해서 거래하는 파생금융상품 중에는 도박죄를 의식해 장기간 거래를 규제받아 온 상품도 있다. 그중에서 FRA(선물금리계약)는 은행과 기업이 미래의 특정한 날에 대출계약을 맺는다고 가정하고 금리를 약정하여 특정기일의 시장금리가 약정금리보다 높은 경우는 그 금리차만큼 은행이 기업에 지급해주고 반대로 낮은 경우에는 기업이 은행에 금리차만큼을 지급하는 것이다.
미래의 금리 변동을 예측해서 그 예측이 맞으면 돈을 번다고 하는 구조는 확실히 도박과 비슷한 점이 없지 않다. 이 때문에 일본 법무성은 선물금리계약이 도박죄에 해당한다는 견해를 피력했으며 대장성은 일본에서 취급을 금지시켰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활발히 거래되고 있어 마침내 1994년 10월, 대장성도 도쿄 시장의 국제 금융시장으로서의 지위저하를 막기 위해 FRA의 취급을 허가하였다.
FRA는 정형화된 금리선물거래와 달리 거래 당사자간의 자유롭게 금리'기간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개별적인 거래조건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최근에는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이용하는 외에도 금리차를 이용한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은행간 거래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거래에서는 자금 운용자가 매도자(명목상 자금제공자), 자금조달자와 매입자가 11월 1일부터 시작되는 계약원금 100만 엔, 기간 1년짜리 거래에 대한 약정금리를 연 5%로 결정한 FRA 거래의 경우, 11월 1일의 시장금리가 연 6%로 상승하면 매도자가 100만 엔의 1%에 해당하는 1만 엔을 매입자에게 지급한다. 즉 매도자는 금리하락 리스크를 매입자는 금리상승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다. FRA의 환율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FEA(forward exchange agreement), 즉 선물환계약이다. 이것은 미래의 엔 선물환율을 미리 결정해서 미래 특정한 날의 엔 선물환율과의 차액을 결제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헤지 수단이 존재하는 현행 금융체계는 과거처럼 금리나 환율의 영향에서 어느정도 사전에 회피가 가능하므로, 국제 자금이 일거에 쏠리며 일어나는 금융시장의 혼란은 지나치게 과장된 경향이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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