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패 vs 창' 한·미FTA 협상 주역 4인방

입력 2007-04-03 10:04:52

14개월간의 기나긴 여정을 치열하게 맞서며 수많은 밤을 밝힌 한·미 FTA 협상의 주역은 누굴까? 우리 측에서는 외교관 아버지(김병연)를 따라 어릴 적부터 외국생활을 해오다 노무현 대통령의 눈에 들어 발탁된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대구 출신의 김종훈 한·미 FTA 수석대표가 협상팀을 이끌었다. 미국 측은 인도 출신으로 김현종 본부장과 같은 대학에서 공부를 했던 카란 바티야 미국무역대표부(USTR) 수석부대표, 주부로서 김종훈 수석대표와 얼굴을 맞대면서 협상을 벌였던 웬디 커틀러 한·미 FTA 수석대표가 나섰다.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한·미 FTA 논의를 처음으로 시작하게 만든 산파다. 지난 2005년 미국과의 FTA의 필요성을 직보해 승인을 받아낸 것도 그다. 학창시절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보낸 그는 컬럼비아대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마친 뒤 같은 대학 로스쿨을 졸업했으며 4년간 미국에서 변호사 생활을 했다.

이후 통상자문 변호사, 외교부 통상전문관 등으로 관계와 인연을 맺었고 참여정부 인수위원회 시절 통상현안 보고 과정에서 노 대통령의 눈에 띈 것을 계기로 지난 2004년 7월 본부장에 부임했다.

◆김종훈 한·미 FTA 수석대표=14개월간 실무 협상을 이끌었다. 외교부 내의 대표적인 통상 전문가로 꼽힌다. 1994년 주미대사관 경제 참사관으로 근무하면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한 섬세하고도 정교한 '협상 기술'을 습득했다. 고향이 대구인 그는 강한 인상을 가진 탓에 스스로를 '검투사'(글래디에이터)로 표현하기도 했다. 만능 스포츠맨인 그는 패러글라이딩 같은 스릴 넘치는 스포츠를 즐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카란 바티야 USTR 수석부대표=막바지 협상에서 고위급 협상의 중책을 맡았다. 2005년부터 부대표직을 수행 중인 그는 현재 동아시아 및 남아시아, 아프리카와의 미국 무역관계를 총괄하고 있다.

최종 협상에서 강한 요구를 많이 해 한국 협상단에선 "바티야의 꿈이 너무 크다."고 말했을 정도. 부대표직을 맡기 전에는 미 교통부에서 국제관계 업무를 맡아 중국, 인도 등 20여 개국과 항공서비스협정 체결을 주도한 바 있다. 조지타운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웬디 커틀러 한·미 FTA 수석대표= 미국내 여성 통상전문가인 칼라힐스, 수전 슈왑 등의 계보를 잇는 적자로 평가받고 있다. 가장 강력한 압박을 취한 뒤 조금씩 양보안을 내놓는 협상 전략으로 우리 측 김종훈 대표와 대척점을 이뤘다. 40대 후반으로 조지워싱턴대에서 통상서비스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USTR 소속으로 일본과 우리나라 무역협상의 실무 대표자다. 우리 측 협상단으로부터 "강하면서 유연한 사람"으로 평가받았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