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신지식인, 국무총리상 수상, 농산물품질관리원 무농약농산물 인증, 경북도 우수농산물 지정, 농촌진흥청 세계농업기술 우수상, 문경시장 문경대상….
문경 부농표고영농조합법인을 소개할 때 이어지는 화려한 수식어다. 여기에다 부농표고가 올해 설 청와대 대통령 선물로 선정돼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빈털터리에서 연 매출 30억 원대의 기업을, 그것도 척박한 농촌에서 일군 비결은 무엇일까?
문경 영순면 왕태리 부농표고 현장. 대지 2천여 평에 생산재배사, 저온창고, 분쇄실, 건조실, 포장실 등이 건물 6동에 보기 좋게 입점해 있다. 직원 7명과 임시직 21명 등 28명은 각자 맡은 일에 바쁘고, 3대의 냉동차는 연이어 표고버섯을 싣고 나간다.
이정무(62) 대표와 김달구(66) 총괄이사의 출근시간은 부농표고를 설립한 1996년 이후 오전 6시 30분에 고정돼 있다. 물론 휴일도 없다. 종균 배양을 위한 원목 선정부터 종균 접종-참나무 골목 관리-버섯 재배-수확까지 전 과정을 매일 점검한다.
버섯재배 경력 32년째인 이 대표와 27년째인 김 이사. 이들이 말하는 최고 성공 비결은 뜻밖에도 '유통망 확보'였다. 이 대표는 "농업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판매망"이라며 "안정적인 판매망이 없으면 10번 농사를 성공해도 단 한 번에 도산하고 만다."고 강조하면서 "1976년부터 월급쟁이로 버섯 재배를 하면서 알고 지내던 인맥과 판매망이 지금까지 유지돼 유명 백화점과 서울 가락시장 등 전국 납품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2005년부터는 값싼 중국산에 맞서 '수출'이라는 새로운 판로 확보에 나섰다.
중국산은 갓과 육질이 얇고 대가 길어 저품인 반면 부농표고는 맛과 향이 월등해 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 지난해 유럽에 3t을 수출했다가 클레임이 걸린 네덜란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 묶음 280원에 납품한 표고버섯이 4천 원에 팔리는 것을 보고 판매전략을 수정했다. 국내의 대형 팽이버섯 생산업체 해외 지사망을 활용해 수출하기로 한 것.
다양한 가공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일본이 우리 표고를 수입해 선별 가공한 후 재수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장의 흐름을 읽고 적극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요즘은 선박을 이용한 수출 때 한 달 이상 장기간 표고버섯을 저장하는 방법 개발에 몰두해 있다. 버섯에서 발생하는 가스와 수분 증발을 줄여야만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
"문경 표고버섯의 활로는 수출과 관광지 직판뿐입니다." 이 대표는 "긴장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길만이 치열한 농업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다시 생산재배사로 향했다.
문경·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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