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자! 삶의 터전 속으로)팔공산 갓바위

입력 2007-03-27 07:19:28

◆갓바위는

해발 850m의 관봉 정상에 정좌한 거대한 불상이다. 관봉은 팔공산 능선의 최동단 봉우리로 산 밑에서부터 돌계단이 길게 이어져 있다. 갓바위는 전체 높이 4m인 좌불로 정식 이름은 '관봉석조여래좌상'이다. 머리 위에 두께 15cm 정도의 평평한 돌 하나를 갓처럼 쓰고 있어 갓바위라 불리며 둥근 얼굴에 굳게 다문 입, 당당하고 건장한 몸체에는 위엄과 자비가 깃들여 있다. 통일신라시대의 대표적 걸작으로 보물 제431호로 지정돼 있다.

갓바위는 기도하는 사람의 소원 가운데 적어도 한 가지는 꼭 들어준다는 소문이 돌아 이른 새벽부터 치성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매월 1일이나 입시철에는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며, 매년 1월 1일에는 해돋이를 보려는 사람들로 더욱 붐빈다.

갓바위는 지표면의 수평과 수직으로 발달한 틈에 수분이 침투하여 오랜 기간 풍화작용을 받아 형성되는 토르(tor)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외에 팔공산의 등산로 주변에는 화강암 산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각종 지형들이 많이 나타난다.

갓바위에서 산 아래로 내려서면 경산 와촌 방면으로 가는 길이 있고 능선을 따라가면 인봉, 노적봉 등 각양각색의 봉우리들이 차례로 나타난다. 특히 능성재, 신령재를 지나 동봉에 이르는 길은 팔공산의 오른 날개를 이루는 주능선길로 등산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갓바위 Q&A

▷팔공산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팔공산의 탄생은 중생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생대에 영남지방의 땅속에 있던 마그마가 땅을 밀어 올리며 솟아올랐다. 마그마는 땅 속에서 천천히 식어 화강암이 되었고, 이 화강암을 덮고 있던 지표면이 물과 바람에 의해 풍화되고 침식되어 없어지자 화강암이 지표에 드러나 거대한 돌산을 만들게 되었는데 이것이 지금의 팔공산이다.

▷화강암 지역의 산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돌산을 구성하고 있는 화강암은 단단한 변성암(편마암)에 비해 침식과 풍화에 약하기 때문에 쉽게 쪼개지고 부서진다. 팔공산에 각종 돌부처상이 많은 것은 이러한 암석의 특징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화강암을 구성하고 있는 알갱이는 대체로 크기가 커서 화강암이 풍화되어 나오는 퇴적물질은 크기가 큰 것이 많다.

▷갓바위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지표면의 수평과 수직으로 발달한 틈(절리)에 수분이 침투하여 오랜 기간 풍화작용을 받으면, 암석이 썩어 흙으로 바뀌게 된다. 계속해서 풍화가 이루어지면 이 흙이 제거되고 가운데의 돌(핵석)만 남게 되어 쌓이게 되는데 이를 토르(tor)라고 한다. 팔공산 갓바위는 이러한 과정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토르라고 할 수 있다.

◆주변에는 이런 곳도 있어요

▷관암사-갓바위 오르는 길에 자리 잡은 불교 태고종파 관암사는 신라시대에 창건한 고찰이지만 조선시대에 한때 폐사되기도 했다. 지금의 절은 옛 절터에 새로 지은 것이다.

▷통일약사여래대불-높이 약 33m, 둘레 16.5m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석조약사여래불상이다. 석불의 몸체 안에는 미얀마 정부가 기증한 부처님 진신사리 2과를 모셨고 대불 앞에는 국내 최대 규모인 17m의 통일 석탑 2기와 7.6m의 통일석등 2기를 세워 통일을 기원하는 발원을 모았다.

▷부인사-현재의 부인사는 옛 부인사 경역의 뒤쪽 산밑에 자리 잡고 있는 작은 절이지만 한때는 고려 초조대장경을 보관했던 호국사찰로서 매우 중요한 사찰이다. 창건 연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사찰의 위치가 지금의 영천 근방으로 팔공산 동화사와 인접해 있었다.

위상복(영남삶터탐구연구회, 대구제일고 교사)

※이번 주부터 영남삶터탐구연구회 교사들이 대구·경북과 충청, 경남 등지의 자연·인문 현상을 탐구 주제로 직접 현장을 답사하고 자료로 만든 삶의 터전을 소개하는 코너를 신설합니다. 주말을 이용해 교과와 연관시켜 현장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하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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