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19일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전격 탈당을 선언하고 당을 뛰쳐나가자 "이해가 잘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2002년 당경선을 앞둔 자신의 탈당과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닮은 꼴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당시 대선 전 집단지도체제 도입과 국민참여 폭 확대를 주장하며 이회창 전 총재에게 직격탄을 날리며 당을 떠났다. 그는 탈당 기자회견에서 "당이 책임있는 민주 정당으로 변신하느냐, 아니면 1인의 정당으로 남느냐 사이에서 불행한 선택을 하고 말았다."고 당 개혁의 미진함을 탈당 명분으로 삼았다. 이는 손 전 지사가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주자에 끼여 설 자리를 잃은 것과 일맥 상통한다.
향후 계획 역시 "구체적 신당계획은 없으며 이념과 지향하는 바가 같다면 누구라도 함께할 수 있다."라고 말해 두 사람이 거의 같다.
탈당시기도 비슷하다. 손 전 지사는 19일 탈당해 3월 정가의 핫이슈가 됐으며 박 전 대표는 2월 28일 탈당해 3월 정가에 큰 파장을 던졌다.
탈당 후 지지율 상승도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한국갤럽 조사결과, 탈당 전 14.1%에서 탈당 후 20.4%로 6.3%포인트가 올랐으며 손 전 지사도 리얼미터 조사결과 탈당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지지율(10.1%)을 기록하며 탈당 전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당내에서의 비난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제2의 이인제'가 등장했으며 '단물만 빨아먹고 당을 배신했다.', '국민들로부터 호응 못 받을 것' 등의 비난이 그것이다.
탈당 후 경쟁당의 반응도 '환영 일색'으로 두 사람 모두 똑같다. 박 전 대표 탈당 당시 민주당과 자민련은 일제히 한나라당은 사실상 '제왕적 총재, 1인 지배체제'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손 전 지사가 탈당한 지금,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모임 등이 탈당을 반겼으며 '유신잔당', '군사독재' 등 표현으로 한나라당을 공격하는 데 탈당을 이용하고 있다.
한편 탈당 후 박 전 대표의 '반이회창 세력 후보추대론'과 손 전 지사가 '범여권 후보추대론'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또 다른 닮은 점이 나올지 정치권은 지켜보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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