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용 車 '달리는 흉기'…터지면 '대형'

입력 2007-03-22 09:55:28

올 사망사고 33% 차지…무경력 운전자 무리한 운행 탓

버스와 택시, 화물차 등 사업용자동차들이 '도로 위의 무법자'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과속·난폭 운전 등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사고가 났다'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져 사망자 숫자도 해마다 크게 늘고 있는 것.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월 말 현재 대구에서 사업용 자동차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는 476건으로, 전체 교통사고(1천908건)의 24.9%를 차지했다. 사업용자동차가 대구 지역 전체 차량 대수 86만 5천77대의 4.9%(4만 2천433대)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것. 사업용 자동차 관련 교통사고는 지난 2004년 1천885건에서 2005년 2천582건, 지난해 2천753건으로 불과 2년 만에 31.6%나 늘었다.

한번 터지면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사업용 자동차 사고의 특성 상 사망사고의 비율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사업용자동차 관련 교통 사망사고 비율은 지난 2004년 20.1%(45건), 2005년 21.6%(46건)에서 지난해 23.3%(49건)로 늘었다. 특히 올 들어 전체 사망사고 43건 중 32.6%(14건)나 차지했다.

지난 4일 오후 7시쯤 대구 달성군 논공읍에서는 달리던 관광버스가 갑자기 중앙선을 넘으면서 마주오던 승용차와 정면 충돌해 승용차 운전자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지난달 21일 자정에는 대구 달서구 이곡동에서 영업용 택시가 무단횡단하던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했고, 같은달 8일 오후 10시 10분쯤에는 대구 북구 연경동 국우터널 인근에서 2.5t 화물차가 도로를 건너던 사람을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사업용자동차의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은 이유로 '끝을 모르는 경기 침체'를 꼽고 있다. 운송 수입이 줄어들면서 운전 능력과 직업 정신, 소양 등을 갖춘 운전자들이 점차 떠나고 그 빈자리를 경력이 짧은 속칭 '뜨내기' 운전자들이 채우고 있기 때문이란 것. 또한 수입을 올리기 위해 운행 시간을 무리하게 늘리고 과속, 난폭 운전을 일삼으면서 사고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왕희 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지사 교수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사업용자동차의 사고 비율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사업용자동차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한 법정교육시간만이라도 교통안전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운수업체들도 교통 안전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와 관련, 대구경찰청은 21일 버스회사와 택시, 화물운수업체 등 212개 업체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갖는 등 강도높은 단속을 벌이기로 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운수업체들도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으면 서비스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 등 불이익을 당하게 될 것"이라며 "난폭·과속 운전에 대한 집중 단속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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