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지역 두 학교 올 입학예정 25명 '증발'
의성 북부초교는 지난 2일 입학식날 황당한 일을 겪었다. 올해 입학 예정이었던 학생 13명이 소식도 없이 사라진 것. 전교생이 고작 70명인 이 학교는 지난해 6월 주소지 내 취학아동 예정자가 21명이라는 의성읍사무소 통보를 받고 행복한 꿈에 부풀어 있던 터였다.
인근 남부초교에서도 같은날 입학 예정 학생 12명이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같은날 의성지역 두 학교에서 약속이나 한듯 증발한 25명의 초교생들은 어디로 갔을까? 두 학교 측은 이들이 위장전입 등을 통해 의성읍에서 가장 큰 의성초교에 입학했거나 입학을 내년으로 미룬 것으로 짐작했다. 실제로 당초 의성초교 입학 예정 학생은 105명이었지만 입학생은 113명으로 늘어났다는 것.
농촌지역 초등학교 위장전입이 대도시 못지않게 극성을 부리고 있다.
같은 읍소재지에 있더라도 작은 학교보다 큰 학교에 아이를 보내기 위한 '전쟁'이 벌어지는가 하면, 수십km나 되는 통학거리를 감수하고서라도 아이를 도심 학교에 보내기 위해 주소지를 옮기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때문에 큰 학교는 학생수가 늘어 자칫 학습 분위기가 떨어질까 걱정이고, 작은 학교는 폐교 위기에까지 내몰려 한숨짓고 있다.
청도에서는 대표적 '중심학교'인 청도초교로의 학생 쏠림이 심각하다. 화양읍지역에서 화양초교 입학 예정자 14명 중 실제로는 8명이 입학한 반면 청도초교 입학생은 당초 46명에서 53명으로 늘었다. 또 청도읍에서도 중앙초교 입학예정자는 46명에서 실제 입학생은 32명으로 대폭 줄었고, 청도초교는 입학예정자가 85명이었으나 실제로는 103명으로 크게 늘었다.
문경도 사정은 비슷해 도심인 점촌동과 승용차로 등하교 10분대 거리인 영순·호계·산양·산북면 학생들이 위장전입을 통해 대거 시내로 유입되고 있다. 전교생 수가 40여 명인 영순초교는 지난해 재학생 가운데 8명, 올해 6명이 주소지를 이전, 시내 초교로 옮겼다. 또 지난달 영순초교 졸업생 8명 가운데 영순중 진학자는 3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4명은 주소지를 옮겨 도심 중학교로 진학했다.
호계면 경우도 지난해 연말 행정기관이 파악한 초교 입학예정자 11명 가운데 6명만이 호계초교로 입학했고 나머지는 시내 학교로 진학했다. 산양·산북면도 학년별로 많게는 전체 학생의 50%가 시내 학교로 빠져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청 관계자들은 "소규모 학교는 복식학급 해소, 교사들의 맞춤식 교육 등의 장점이 많은데 특정학교를 졸업해야 한다는 학부모들 정서가 강하게 작용해 소위 '중심학교'가 학생들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문경·박진홍기자 pjh@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