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집중 예체능교육)"스포츠는 평생 교양…청소년기에 중요"

입력 2007-03-06 07:25:12

오진석 대구 동문고 체육교사

"외부에선 학교와 학생들이 입시 때문에 체육을 기피하지 않을까 여기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스트레스 해소와 체력 유지를 위해 수능 2주전까지 체육 수업을 한 학교도 많았습니다."

오진석(41) 대구 동문고 체육 교사는 '체육이 청소년 시기에 왜 중요한가'라는 물음에 "스포츠는 평생 교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인의 체력을 기르는 외에도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는 것이다. 선택 과목들 중 체육 선택률이 평균 70%에 달해 음악과 미술에 비해 월등히 높은 데는 학생들이 체육을 좋아해서이기도 하지만, 이런 교육적 취지도 깔려 있다고 전했다.

요즘 체육 수업 현장은 오 교사가 처음 교직에 몸 담은 12년 전과 많이 달라졌다. 수업 내용이나 학생들의 태도 면에서 모두 그렇다.

"우선 체격은 커졌지만 체력은 떨어졌습니다.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등·하교 때도 학원 차량이나 부모님 승용차를 많이 이용하다 보니 전반적으로 힘이 없어 보입니다. 예전과 달리 경기를 하다 실수를 하는 친구에게 노골적으로 야유하는 모습도 너무 자기중심적인 것 같아요."

좁아진 운동장도 원활한 체육수업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체육 수업 환경이 바뀌다 보니 수업 내용도 시대에 맞춰 변신하고 있다. 이른바 '뉴 스포츠'의 출현이다. 규칙과 형식을 혼합한 이런 종목들은 남녀 학생이 격렬하지 않으면서도 재미있게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된 것.

오 교사는 대구 중등체육교육연구회에 소속돼 활동하면서 특히 이런 뉴 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소수 인원이 실내에서 안전하게 하키를 즐길 수 있는 '플로 볼', 미식축구 규칙과 원반 던지기를 결합한 '플라잉 디스크', 신체 접촉 없이 실내에서 미식축구의 맛을 즐길 수 있는 '플레어 풋볼', 변형 농구에 해당하는 '넷 볼' 등이 그것. 이외에도 '대나무춤', '풋살', '음악 줄넘기', '티볼' 등이 있다.

"수업 내용이 달라졌을 뿐 아니라 평가 기준도 점차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 체육 실기는 농구 드리블이나 슛, 줄넘기 횟수 등으로 점수를 매겼지만, 요즘에는 운동에 대한 관심과 취미도 중요한 평가 항목으로 적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선수로서 능력을 떨어져도 감독 역할을 아주 잘 수행하거나, 축구복을 잘 디자인하는 학생, 축구사에 대해 꿰뚫고 있는 학생이라면 역시 좋은 점수를 줘야 하지 않을까요." 오 교사는 자신의 수업에서도 선수, 감독, 트레이너 등의 역할을 돌아가며 시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겨울방학 동안 보충수업이 끝난 아이들을 모아 '스포츠 동아리 교실'을 열고 운동을 가르치면서 새삼 체육 교사로서의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육상, 배드민턴 등을 지원한 아이들은 공부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었다며 아주 좋아했다는 것.

오 교사는 "입시라는 현실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선생님들도 체육 수업에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한다."며 "학생들이 체육활동을 통해 건강한 몸과 마음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현장에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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