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평 미니' 방과후 학생 쉼터
서울 성북구 정릉동 한 아파트 상가에는 3년 전부터 작은 도서관이 문을 열고 어린이 손님을 맞고 있다. '꿈터 어린이 도서관(이하 '꿈터')'이다. 마을 도서관 만들기에 뜻을 가진 두 명의 주민이 출자해 만든 '꿈터'는 남부럽지 않은 주부, 학생들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공공 도서관 이용이 어려운 이들을 대상으로 '어린이 전용 도서관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한 것이 계기였어요."
김미희(45·여) '꿈터' 공동대표는 강북구의 한 시민단체 책 동아리에서 독서 운동에 푹 빠져 지내던 중 여럿이 함께 하는 마을 도서관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뜻이 통하는 회원과 각 2천만 원을 내고 소장중이던 어린이 도서 2천여 권도 내놨다.
그러나 구청 설립인가를 얻은 뒤에도 시작은 쉽지 않았다. 도서관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빌라 지하를 물색하기도 했고 가정집을 개조해볼까 생각도 했다. 백방 수소문하던 끝에 다행히 도서관의 취지를 이해해준 건물주를 만나 전세보증금 2천500만 원으로 현재 18평짜리 공간을 얻을 수 있었다. 김 씨는 "월세 부담이 없는 것이 3년 동안 도서관을 운영해 올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였다."고 했다.
이후 600만 원을 들여 마룻바닥을 깔고 공간 분리 공사를 했다. 책상, 컴퓨터, 복사기, 비디오 등 비품은 중고 시장에서 1천만 원 가량에 구입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여는 '꿈터' 책 회원의 이용료는 월 1만 원. 월 5만 원만 내면 점심까지 제공하는 초등학생 방과후 쉼터로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회원은 20명인데 맞벌이 부부로부터 큰 환영을 받고 있다.
'꿈터'는 책과 도서관을 매개로 학부모, 아이들이 함께 모여 고민을 나누고 방법을 모색하는 사랑방이다. 주부 동아리, 놀이터 책잔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김 씨는 "재정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도서관 문을 열 수 있었던 것은 이웃 주민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의 역할을 해냈기 때문"이라며 "마을 도서관은 이런 공공성에 원칙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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