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방학기간 오랫동안 변함없이 유지해오던 헤어스타일을 바꿨다. 사실 헤어스타일이라고까지 할 것도 없었다. 바쁜 아침시간에 가장 간편하게 적당히 여성스러운(?) 긴 머리에 웨이브를 넣어주거나 생머리로 두거나 하는 정도였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거울 속에 내 모습이 너무도 생기가 없어(아님 나이든 탓인가) 보이는 바람에 조금이라도 젊어 보이려는 안타까운 노력으로 과감하게(?) 짧은 생머리로 변화를 주었던 것인데, 이 시도는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인다, 아직까지는....
며칠 전 작년 연말부터 지금까지 한국영화 중에서 매우 성공적인 인기와 호평을 누리고 있는 영화 한 편을 관람했다. 솔직히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저 '재미있는 영화'려니 하는 정도의 생각으로 선택한 영화 감상인데, 뜻밖의 큰 만족을 주었다.
일단 매우 재미있었다. 그리고 그 내용이 그저 재미로만 여기기엔 아까운 큰 교훈이 웃음 뒤에 숨겨진 영화였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사람은 그 외모로 인해 인생에서 약간의 이득(?)을 얻을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자신의 진심(혹은 진정)을 상대방에게 전하기 위해 평범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 그 영화의 요지가 후반부에서 열연하는 주연배우들의 노력으로 눈물이 날 만큼 더 절실히 와 닿았다.
요즘 젊은이들은 매스컴의 영향에 매우 크게 좌우되고 특히 한국의 젊은이들은 연예인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행동모델을 찾는 경향이 커 보이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자연 일반인들보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는, 가져야 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마치 이상적 인간형으로 착각하는 듯 하다.
어릴 적 난 깡마르고 피부색도 까무잡잡해서 다른 형제들과 무척 다르게 보였었다. 그래서 피부색도 뽀얗고 예쁜 어린이답게 통통한 여동생과 함께 나가면 동네 어른들의 동생 칭찬에 가던 길을 멈춰야 할 만큼 어색했던 적이 자주 있었다.
그 반면 간혹 집에 낯선 손님이 오시면 다함께 뛰어나간 우리 형제들을 보곤 나를 놀러온 이웃집 아이로 여기는 경우도 종종 있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아마도 마음속으로 눈에 보이는 외모보다는 보이지 않는 내면을 닦아야 내가 다른 사람들 눈에 옳게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덕분에 외모보다는 그 사람의 보이지 않는 내면을 보려고 노력할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최영애(경북대·영남대 음악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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