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인봉 파문' 내부 검증키로

입력 2007-02-14 10:53:00

검증기구 구성단 李·朴지지자라 되레 공방될수도

한나라당의 양대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측 간의 후보검증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는 '정인봉 파문'이 당의 공식기구를 통해 매듭짓는 쪽으로 가닥잡혔다. 그러나 제대로 검증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 전 시장에 대해 도덕성 의혹제기에 나선 박 전 대표 측 정인봉 변호사가 당 조사 결과를 수용하기 어렵게 되면 관련자료를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된 정 변호사가 소명과정에서 자료를 전격적으로 공개하게 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것.

한나라당은 13일 경선준비위원회에 후보 검증기구를 구성한 뒤 정 변호사에게 의혹관련 자료를 조속히 제출토록 했다.

그러나 검증기구가 제대로 조사하기엔 적잖은 한계가 있다. 이 기구에 두 대선 주자 측 지지성향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오히려 공방으로 치닫을 수 있다. 또한 위원들이 유력 대선주자들 검증문제에 적극 나설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자료의 신빙성 여부를 조사하는데도 한계가 있을 수 있으며 그 결과를 대선주자 측에서 수용할지도 속단키 어렵다.

그럼에도 당 기구를 통한 검증을 추진하는데는 경선을 앞둔 내분 가능성에 대한 지도부의 우려가 작용한 것 같다. 강재섭 대표도 "후보검증은 당의 공식기구에서 논의돼야 하는 문제로 자의적으로 나서서 무엇인가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음해처럼 보인다."며 "경선국면을 흩트릴 가능성도 있고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심재철 홍보위원장은 "당 기구가 모든 것을 검증할 수 없는 탓에 누구든 검증하겠다고 나서는 것에 대해 (당에서) 말릴 생각은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주장, 당내경선보다 본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스파링(경선)은 실전(대선)처럼 해야 한다. 상대 선수가 반칙을 하지 않는 교과서적인 펀치만 날리는 경기는 없다."는 등 철저한 검증을 요구했다.

예선과 본선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둬야할 지, 이 문제가 후보검증을 둘러싼 또다른 갈등요인으로 부각될 수도 있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박 전 대표는 13일(현지시간) 이 전 시장에 대한 도덕성의혹과 검증 필요성을 제기하는 정 변호사의 언행에 대해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지난 번에 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또 (문제제기를) 하겠다는 것은 옳은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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