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投기업을 가다] ②칠곡 가산 '쿠어스텍코리아'

입력 2007-02-05 09:47:22

매년 100%이상 '초고속 성장'

경북 칠곡군 가산면 학하리에 자리한 쿠어스텍코리아(대표이사 차은석)는 1999년 12월에 100% 외국인 투자법인으로 출발한 반도체장비용 세라믹 부품 및 슈퍼컴퓨터 모터캐리어 전문 제조업체다.

첫 투자 당시 25억 원의 매출에 그쳤지만 해외 시장 개척에 전력을 기울인 결과, 7년 만인 지난해 매출액이 260억 원에 달하는 경이적 성장을 기록했다. 수출실적도 지난해만 1천200만 달러에 달했다. 종업원 수도 40명으로 출발했던 것이 지금은 74명으로 해마다 증가세다.

이처럼 매년 100% 이상의 초고속 성장을 달성하자 미국 본사에서도 영국, 남미, 동남아 등 10여 개의 해외투자기업 중 가장 믿을만한 기업으로 인정하고 있다. 덕분에 2000년엔 이례적으로 스티븐 보스워스 전 주한 미국대사가 직접 찾기도 했다.

회사가 잘나가자 쿠어스텍코리아는 최근 구미에 신규투자를 결정했다. 구미 4공단 내 5천 평 부지에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반도체 연관 첨단소재 생산시설을 짓겠다는 것. 경북도는 이 회사의 신규투자로 인해 신규고용효과 100~200명, 매출액 300억~600억 원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처음엔 신규투자지역으로 경기도, 충청도와 경북도를 두고 고심했다고 했다. 수도권에 가깝고 무엇보다 R&D 기능이 집중돼 있는 경기도와 충청도를 마다하고 구미를 선택한 것에 대해 차은석 대표이사는 "전자단지로 유명한데다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구미시가 투자유치 조건으로 내세운 각종 세제혜택과 공장부지 임대조건이 탁월했다."고 그 이유를 들었다.

차 대표이사는 "공무원들의 정성에 감동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할 만큼 경북도와 구미시 투자유치 공무원들의 노력도 유치 성공의 중요한 요인이었다.

쓴소리도 있었다. 우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 "대구공항은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인데다 기차도 인근 대구까지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수도권은 물론이고 부산만 해도 지척에 김해공항이 있고, 기차편도 편리하잖아요."

또 그는 구미의 교육여건이 전국 다른 중소도시에 비해 열악하다고 꼬집었다. 종업원 대부분이 구미에 사는데 아이가 조금만 크면 이산가족이 된다고 털어놓을 정도. 명문학교가 절실하다는 얘기였다.

"경북이 살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를 많이 받아야 합니다. 기업이 많아져야 일자리도 늘고 돈이 풀리잖아요." 차 대표이사는 "말만 '기업 하기 좋은 도시'를 외치지 말고 지자체와 주민들이 합심해 좋은 투자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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