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지하철 3호선의 모노레일 설치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대구의 장래를 걱정하는 한 시민으로서 지하철 3호선으로 모노레일이 설치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밝힌다.
모노레일은 고가철도의 일종이다. 레일이 하나인 철도를 운행하므로 單軌鐵道(단궤철도)라고도 한다. 즉 고가철도이기 때문에, 일조·도시미관 등의 문제가 심각하고, 고가역 승강장의 길이가 한정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대구시는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이유로 건설비가 지하철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을 주장한다. 그러나 도심 고가시설은 공해의 주범으로 많은 민원이 야기된다.
특히 대구시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모노레일 설치 후의 경제성이다. 모노레일은 열차 편성 길이에 한계가 있으므로 지하철과 비교할 때 수송능력이 뒤떨어지며 지하철보다 작은 차량, 대기시간의 지체 등으로 대량 수송 면에서 불리하다. 수송력이 버스보다 클 뿐이다. 더구나 지하철보다 느린 시속과 환승역이 먼 데서 오는 불편한 승차감은 개통 후 수지 균형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예측된다. 또한 고가교통시설이 지나가는 곳은 교각과 역사, 급전시설 같은 부속 시스템 때문에 주택과 상가들의 '슬럼화'를 가속화해 대구의 이미지가 어두워지는 단점이 있다.
모노레일은 공원이나 교외에서 기존 시설이 없고 하부구조(상가, 시가지 등)에 손상을 주지 않는 지역에만 설치되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탑승관광객들의 관광교통 수단이지 출·퇴근 전용수단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다. 건설비가 싸다고 해서 3호선을 모노레일로 한다는 발상은 지산, 범물과 칠곡에 사는 사람들, 그리고 3호선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일이다.
시민교통수단은 좋은 환경조건(안전성, 안정성, 편익성, 쾌적성)이 우선 확보되어야 하기 때문에 대구 지하철 3호선도 1, 2호선과 마찬가지로 지하화하는 것이 마땅하다.
모노레일도 고가시설이다. 고가시설의 심각한 폐단을 잠시 잊고 모노레일이기에 폐단이 해결될 것으로 믿고 우리 시민들이 방심해서는 안 된다.
대구시는 내륙도시이다. 내륙도시의 이미지는 어두워지기 쉬운 면이 있는데, 오픈스페이스(영구 개방 공간)가 긴요하다. 도심 간선 교통시설에 이런 고가시설을 설치하려는 발상은 기존 시가지의 일조 및 경관(도심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보존되어야 할 오픈스페이스)을 손상, 위협할 뿐이다.
서울시가 6년 전에 세웠던 모노레일 설치계획을 강남구 주민들의 반대로 철회했던 전례를 남긴 것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싸다는 이유 하나만 가지고 도시미관, 삶의 질, 쾌적한 도시를 외면한 채 지하철 3호선 이용자들을 실험의 모델로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 1호선이나 2호선은 지하화하면서 3호선은 모노레일로 설치한다는 것은 3호선을 이용하려는 주민의 편의를 무시한 탁상행정의 표본이다.
대구시가 거대도시의 간선교통시설을 지하화로 하지 않고 단지 건설비가 낮다는 이유로 중요교통시설을 고가시설(모노레일)로 계획한다면 도시 백년대계는 어디에서 찾을 것인지, 기존 시가지에 조성된 하층에 사는 주민들의 권리침해, 하부구조(시가지, 상권 등)의 손상, 그 때문에 발생하는 3호선 주변 경제력의 위축은 누가 책임질 것인지, 기존 3호선 지하철 계획과 예측 가능성 있는 도시계획을 포기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묻고 싶다.
김숙이(대구문인협회 시인,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