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상등 켜진 현대차의 선택

입력 2007-02-03 10:38:06

현대자동차에 非常燈(비상등)이 켜졌다. 성과급 지급문제로 연초부터 홍역을 앓은 현대차가 내수와 수출시장에서 苦戰(고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게다가 현대차 전주공장 노조원들이 2교대 근무제 도입을 또다시 부결시켜 노사문제도 불안하다. 현대차 문제는 현대차에 局限(국한)되지 않는다.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지역의 현대차 협력업체로 경영불안이 확산될 수밖에 없어 걱정이 크다.

현대차는 지난달 北美(북미)시장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8.2% 줄었고, 수출과 내수를 합친 전체 판매량도 지난해 1월보다 2.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년 전 53.7%이던 현대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47.6%로 떨어졌다. 특히 북미시장에선 미국 자동차업체가 내놓은 시장을 일본 업체와 현대차가 나눠 먹었으나 환율하락과 파업의 여파로 현대차가 역주행하는 동안 도요타 등 일본업체는 가속페달을 밟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의 또 다른 惡材(악재)는 고질병인 노사관계 불안이다. 현대차 전주공장 노조원들은 어제 2교대 근무제 도입을 또다시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2교대 근무제 도입을 예상한 협력업체들의 설비투자가 도루묵이 됐고, 수백 명에 달하는 취업 대기자의 신규 채용도 霧散(무산)될 상황이다. 전주공장 노조원들이 두 차례나 2교대 근무제 도입을 부결시킨 명목상 이유는 근로조건 악화이나 실상은 노조원들의 노조집행부 불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타결 전망이 어둡다는 게 더 문제다.

현대차가 노사문제로 삐걱댈 때마다 협력업체들은 가슴을 졸인다. 현대차 3차 벤더인 경남 창원의 자동차엔진 부품업체 사장의 자살 소식은 현대차 문제가 현대차 노사만의 문제가 아님을 일깨운다. 현대차 경영진과 노조는 현대차 문제를 더 이상 노사 自律(자율)에만 맡길 수 없다는 사회적 공감대까지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현대차가 환율 불안과 노사분규 등 대내외 악재가 생길 때마다 협력업체에 부담을 전가해온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현대차의 최근 내수판매 부진은 제 밥그릇만 챙기는 현대차 노사에 대해 소비자들이 불만을 표출한 결과다. 연초 사회 일각의 현대차 불매운동을 가볍게 보지 않기를 현대차 노사에 충고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불행한 사태를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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