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생들은 너무 잘 놀아요. 패션감각이나 화장술도 정말 뛰어난 것 같아요.""이렇게 추운 겨울날씨에 미니스커트를 입고다니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나요."
"학생들이 술을 너무 많이 마시는 것 같아요. 동아리모임이든 친구들끼리 만나도 꼭 술을 마셔요. 저도 이젠 음주문화에 익숙해졌어요."
겨울기온이 평소에도 영하 20도이하로 내려가는 중국 하얼빈에서 온 진신(25·여) 씨는 한국대학가에서 부닥친 다양한 문화에 감탄을 금치못했다. 중국유학생 샤오송양 씨는 "그래도 시험이 닥치면 정말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걸 보고 한국의 열정을 새삼 느꼈다."면서 "벼락공부하는 건 중국대학생들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외국어과외가 돈줄
방학이 한창인 요즘 대학캠퍼스에서는 공부하는 외국인유학생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캠퍼스안 매점이나 대학가 곳곳의 식당이나 커피숍에서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외국유학생들이 늘어난다. 심지어 구미와 왜관지역 공장에서도 방학기간을 이용, 단기취업하는 유학생들이 많다.
유학생이 늘어나고 있지만 장학금혜택은 그만큼 늘어나지않고 유학생끼리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아르바이트따기도 쉽지않다. 안캉(중국) 씨는 각종 아르바이트를 섭렵해봤다. 왜관에서는 공장에서 일했는데 '구두쇠사장'이었다고 말했다. 첫달은 110만원을 받았는데 다음 달에는 직원과 말다툼했다고 90만원밖에 못받았단다. 단기어학연수를 하고있는 외국유학생은 현행법규상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지만 유학비자를 받은 외국인은 단기취업을 할 수 있다. 외국유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르바이트 자리는 통역과 외국어과외. 힘들지도 않고 돈도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어열풍이 일면서 지역에서도 중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 중국유학생들의 주머니도 두둑해지고 있다.
▶기숙사보다 원룸
유학생들은 대부분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그러나 1년 정도 지나면 학교주변의 원룸촌으로 나와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절반을 넘는다. 생활이 자유로운데다 스스로 먹고싶은 자국 음식을 조리해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2~3명이 함께 산다면 주거비도 아낄 수 있다.
대구에 온 지 오래되지않은 외국학생들은 여행은 물론 시내로도 잘 나가지않는다. 말이 서툰데다 학생신분에 물가도 만만치않기때문. 한국에 와서 성당을 다니기 시작한 천지페이(陳技飛·26) 씨는 매주 3~4차례 '성경공부모임'을 하면서 한국친구들을 만난다. 한국어실력도 부쩍 늘었다. 덕분에 학교매점에 아르바이트자리도 구했다.
▶이성교제에도 적극적
러시아에서 온 마리아(22·여) 씨는 타지키스탄에서 온 부절(22) 씨와 연인관계다. 계명대어학당에서 만난 두 사람은 이제 스스럼없이 강의도 함께 듣는다. 중국 웨이하이(威海)에서 온 왕톈타오(26) 씨는 한국에서 만난 중국여자친구와 함께 산다. 함께 원룸을 쓰는 것이 생활비도 아끼고 공부도 도와줄 수도 있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보고있다. 평소 자신보다 더 바쁜 여자친구를 위해 요리를 해서 기다린다.
한국학생들과의 교제도 꺼리지않는다. 샤오송양 씨는 얼마전 한국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히지않고 사소한 문제 때문에 말다툼을 했다고 했다. 상당수 중국유학생들은 한국친구를 사귀는 것을 꺼려한다. 문화적 차이를 느끼기 때문. 그러나 그런 기회가 온다면 마다하지는 않겠다는 적극적인 태도도 함께 갖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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