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작품도 아파트 속으로

입력 2006-12-26 07:25:48

아파트 안으로 들어선 회화의 뒤를 이어 공예도 관람객의 일상 속으로 다가서고 있다. '공예 모임 모을(the Crafts Guild - Moeul)'은 지난 22일부터 대구 달서구 유천동 태왕아너스 모델하우스에 공예품으로 전을 차렸다.

이번 전시는 공예의 본질인 '쓰임과 미'라는 탐구로부터 시작됐다. 생활도구로서 공예의 활용 가능성(기능성)과 생활공간의 예술화(예술성)를 함께 모색한다. 그리고 공예가 단순한 장식적 예술이 아닌 미적 가치와 활용적 가치를 지녔다는 점을 제시해 대중들에게 공예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이에 기초해 모을이 주목한 것은 현대 도시인들의 대표적인 주거공간인 아파트. 그래서 아파트 실내공간과 동일한 견본주택을 전시장으로 삼았다. 그리고 침실은 물론 거실·주방·욕실 등 매일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작품 하나하나로 꾸몄다. 여기에 동원된 작품은 공예의 각 분야인 섬유·도자·금속·가구 등 70여 점. 12명의 작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을 조화롭게 배치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보이는 신발 수납장이나 옷걸이·옷장·테이블·램프 스탠드·커튼·밥그릇·찻그릇 등 실제로 우리 주택 곳곳에는 공예품이 적잖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공예가 일상 생활도구로서 얼마나 적절히 사용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모을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서부터 관람객들과 공예작품 사이에 소통의 길이 열리기를 기대한다."며 "이는 공예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모을'은 2004년 2월 공예가 11명과 이론가 2명이 모여 결성된 모임이다. '모을'은 '모으다'의 옛 우리말. 21세기의 새로운 생활방식에서 '전통과 현대', '쓰임과 미'라는 갈등 속에서 공예의 정체성을 찾고 있다.

현재 회원은 강형구 경일대 교수, 김봉섭·이재범 계명대 교수, 박광빈·송록영·허남문 대구대 교수, 송명수 계명문화대 교수, 안진호 영남대 교수, 한재용 경동대 교수, 박성백 레·마니 공방 대표, 임은진 몬도미어 디자인 실장, 서희주·허정선 박사 등이다. 017-501-6042.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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