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마카오에서 金사줘"…'金 마케팅' 확산

입력 2006-12-23 07:44:47

지난 달 중국 마카오로 출장을 다녀온 박모(48·회사원) 씨. 출국을 앞둔 그에게 부인은 다른 선물은 사지 말고 마카오에서 금을 사오라는 '이색적인' 부탁을 했다. 마카오가 우리나라보다 금값이 싼 데다 앞으로도 금값이 오를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실제 마카오 현지에서 순금제품을 구매하는 한국인들이 많다는 게 현지 가이드의 얘기다.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금(金)이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금목걸이를 착용하는 남성들이 느는가하면 술, 화장품, 매트 등 금이 들어간 제품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투자목적으로 금괴를 사거나 음식에 금가루를 뿌려 먹는 사람들도 있고, 유통업계에서는 금마케팅도 한창이다. 내년이 이른바 황금돼지해여서 금 열풍은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금을 사고 팔기 위해 대구 사람들이 많이 찾는 대구시 중구 교동 패션주얼리특구. 경기침체 탓에 손님이 크게 늘지는 않지만 순금을 찾는 사람의 비중이 늘었다는 게 상인들의 얘기다. 강동우 대구패션주얼리특구 상인회장은 "예전에는 18K와 순금의 판매 비중이 8대2였으나 요즘은 7대3으로 순금을 찾는 사람이 증가했다."고 귀띔했다.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은 반지, 목걸이, 팔찌 등이며 돼지와 거북 등 동물 모양을 한 제품도 인기다. 가끔은 2천만 원이 넘는 골드바(약266돈)도 팔려나가고 있다. 목걸이를 구매하는 남성고객이 늘어난 것도 이채로운 현상. 강 회장은 "10~20돈짜리 목걸이가 남성들에게 인기"라며 "건강은 물론 금값 상승에 따른 수익추구를 위해 고객이 느는 추세"라고 했다.

금이 들어간 화장품도 인기다. 금의 이온작용이 피부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주고 해독작용으로 피부트러블을 막아주는 데 효능이 뛰어나다는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색조라인까지 '금 마케팅'이 확산되는 흐름. ㅎ화장품의 금성분이 들어간 화장품은 재구매율이 높아 브랜드 전체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주류업계를 비롯한 식음료 분야에도 금 마케팅 바람이 거세다. 고급 술의 이미지를 더하기 위해 금이 들어간 술이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금가루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 인기 비결"이라는 게 해당 업체의 전언.

고급 주점에서 양주에 금가루를 넣거나 음식점에서 요리 위에 금가루를 살짝 뿌리는 경우도 많다. 일식집 '부선'을 경영하는 권기현 대표는 "금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주는데다 몸에 좋다는 웰빙 이미지가 맞아떨어져 생선회 위에 금가루를 뿌려 손님들에게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도 금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동아백화점 쇼핑점은 25일까지 리뉴얼 축하 경품 행사로 '황금 복돼지 경품 대 축제'를 진행하며, 롯데백화점 대구점도 황금상품권을 경품으로 내놓은 사은행사를 갖고 있다.

금으로 도금한 밥솥제품도 등장했다. 홈시어터 내부와 콘센트 부분이 도금처리된 제품도 있고, 고급스러움을 주기 위해 로고를 금으로 처리한 가전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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