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인력, 특히 理工系(이공계) 두뇌들의 국외 유출이 예상보다 심각하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어제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 자료는 놀랍다. 미국에서 이공계 박사학위를 딴 후 귀국률은 지난 2002년 기준 48.7%다. 절반도 안 된다. 7년 전의 귀국률 69.5%보다 무려 20% 포인트 이상 뚝 떨어졌다. 지금 미국에 滯留(체류) 중인 박사 255명 중 73.9%는 앞으로 현지에 머물겠다는 뜻을 밝혔다니 할 말이 없다. 무엇이 이들을 돌아올 수 없게 하고 있는가.
국민소득 1인당 2만 달러 시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 여건도 상당히 성숙돼 있다. 그런데도 이들은 귀국을 不安(불안)해 한다. 대학이나 기업, 정부 출연 기관 어느 한 곳도 반갑게 맞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연구소는 비정규직 자리만 기다리고 있고 기업 등에서는 우수 두뇌들의 自律性(자율성)에 맡기지 않고 단기성과에만 매달려 원천기술보다는 응용기술만 요구한다. 그러니 국내에서 일하며 느끼는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귀국한 박사들의 의견을 좀 더 들어보자. 이들 중에는 자신의 학위보다 낮은 수준의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고 답한 박사가 무려 32.3%다. 특히 국내 기업체에서 일하는 귀국 박사들 중 61.7%가 이같이 답했다니 우수 인재에 열 올리는 기업들이 그 인재들을 과연 잘 활용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글로벌시대의 험난한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科學技術(과학기술)의 발전에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방면의 우수 두뇌 해외 유출을 막아야 함은 당연지사다.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때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어느 미국 박사가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은 이제 효과가 없다"고 한 말은 意味深長(의미심장)하다. 우수한 이공계 두뇌들이 돌아올 수 있게 정부는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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