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후 중국에 베이비 붐 일어난다>

입력 2006-12-19 10:58:51

1970년대 말부터 '한 부부 한 자녀'를 가족계획정책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중국에서 오는 2010년을 전후해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베이비 붐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계획생육(計劃生育)'으로 불리는 중국의 엄격한 가족계획정책이 2002년 9월1일 시행에 들어간 개정 '인구.계획생육법'에 따라 대도시와 일부 성(省)에서 자체 조례를 통해 몇 가지 중요한 예외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은 자체 인구.계획생육조례를 통해 ▲소수민족 ▲첫 아이로 딸을 낳은 호적상의 농민 부부 ▲첫 아이가 장애아인 부부 ▲한 자녀만을 양육하는 재혼 부부 ▲외동아들.외동딸인 부부 등 7가지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외동아들.외동딸 부부의 두 자녀 출산은 베이징, 상하이, 톈진(天津), 광저우(廣州) 등 일부 대도시들이 단순히 허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적극 권장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들이 앞으로 5년 이내에 베이비 붐을 일으킬 주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개혁.개방이 개시된 1978년 이후 외동아들.외동딸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이른바 '소황제(小皇帝)' 세대가 이미 결혼 및 출산 가정의 주체를 형성하면서 외동아들.외동딸 가정의 수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그 주된 근거다.

베이징시 인구발전연구센터 등 3개 관련 연구기관이 최근 발표한 '베이징 인구발전 보고:2006'에 따르면, 현재 부부가 외동아들.외동딸인 '쌍독(雙獨)가정' 가운데 60% 이상이 둘째 아이를 바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두 아이 낳기'의 흡인력이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들 가정에 두 아이 낳기를 적극 권장하는 '쌍독정책'의 영향으로 베이징시에서는 올해부터 출생 인구가 점차 증가하기 시작, 2010년 출생 인구가 14만명에 이르는 등 베이비 붐이 당초 예상보다 일찍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베이징시의 외동아들.외동딸 인구는 2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3개 연구기관이 지난 10월 쉬안우(宣武)구, 둥청(東城)구, 하이뎬(海澱)구에 거주하는 20-34세의 외동아들.외동딸 부부 1천315쌍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둘째 아이를 갖겠다고 응답한 부부는 35.9%로 개정 인구.계획생육법 시행 첫 해인 4년 전에 비해 16.4% 포인트가 증가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산하 인구.노동경제연구소는 2010년이 되면 베이징시 가임여성중 4만명이 둘째 아이를 가질 것으로 전망돼 이 해를 기점으로 베이비 붐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쌍독정책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베이비 붐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2015년보다 5년이 이른 것이다.

일부 대도시와 성이 쌍독가정을 비롯한 '한 자녀 정책'의 예외에 해당하는 부부들의 두 자녀 낳기를 권장하고 있는 것은 노령인구의 지속적인 증가로 청.장년층에 가해지는 압력을 경감시키고 연령대별 인구 구성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폭발적인 인구 증가 억제를 위해 1972년 자녀 수를 3명까지로 제한하는 가족계획정책을 시행했으나 1년 후에는 이를 2명까지로 낮췄으며, 개혁.개방 첫 해인 1978년부터는 한 자녀만을 허용하는 '일태화(一胎化)' 정책을 유지해 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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