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능 성적표 100% 활용하기

입력 2006-12-14 08:10:51

영역별 반영 따지면 대학 가는길 보인다

수능 성적표를 보면 응시 영역별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만 나와 있다. 이 단순한 성적 표시가 대입 전형에서 참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대학에 따라 각기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 가운데 어느 대학이 가장 유리할지는 직접 계산해보지 않고는 알기 어렵다. 반영 방법에 따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표준점수와 백분위는 2006학년도 기준임)

▶ 어떤 영역을 어떻게 반영하나

수능시험에서 한두 영역이나 과목의 점수가 낮다고 해서 지망 대학 눈높이를 떨어뜨릴 필요는 없다. 당초 지망했던 대학이 아니라도 비슷한 수준의 대학들 가운데는 내가 망친 영역이나 과목을 반영하지 않거나 반영 비율이 낮은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반대로 잘 치른 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거나 가중치가 있을 경우 못 치른 과목의 손실을 만회하고도 남는다. 영역별 반영 조합과 방법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 사례1=수험생 K가 표준점수를 과 같이 받았다고 하자. K는 같은 점수대의 수험생들과 비교했을 때 외국어 영역 성적이 가장 좋고 탐구영역이 가장 떨어진다.

따라서 K는 에 나타난 것처럼 탐구영역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에 지원할 때 가장 유리하고 상대적으로 점수가 나쁜 영역을 반영하는 대학에서 불리함을 알 수 있다.

△ 사례2=표준점수가 비슷한 자연계열 수험생 L과 C의 경우를 보자. L은 언어와 수리, 외국어에 탐구영역 상위 3개 과목을 반영하는 대학에서 표준점수 총점 800점 환산 기준으로 524점을 받았고 언어영역을 다소 못 치른 C는 523.7점을 받았다. 그러나 언어영역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에 지원할 경우 C의 환산 점수가 더 높게 나온다.

▶ 어떤 지표를 활용하나

대학들은 수능 성적을 활용할 때 표준점수, 백분위 또는 표준점수+백분위 등의 방법을 활용한다. 수험생에 따라서는 어떤 지표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결과를 보일 수 있다. 이는 영역·과목별 난이도와 응시집단 등이 다르기 때문인데, 활용 지표에 따른 차이는 생각보다 크게 나타난다.

수험생 P의 경우 O에 비해 표준점수로는 800점 만점에 4점이 앞서지만 언어영역 백분위가 크게 낮아 백분위로 보면 O가 8점 높게 나왔다. 지난해 정시 지원 때 P는 표준점수로 유리한 연세대 공학계열에 지원해 합격했고, O는 백분위로 유리한 이화여대 약학과에 지원해 합격했다.

▶ 수리 가, 나형 가산점 유무와 비율은

자연계열 수험생의 경우 가장 유의해야 할 부분이 수리 가형과 나형의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대학에서 가산점이 있는지,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이다. 자연계 모집단위 가운데 수리 가형을 지정한 대학은 서울대를 비롯해 30개 대학이 있으며 의약계열에서 모집단위별로 수리 가형을 지정한 대학도 있다. 그러나 서울의 일부 대학과 지방 대학 대부분은 가, 나형의 교차지원을 허용하고 있으며 가형에 일정한 가산점을 줌으로써 불리함을 덜어주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올해 경우 수리 가형 표준점수 최고점이 나형보다 높게 나오긴 했지만 교차지원 대상이 되는 중상위권 이하 점수대에서는 나형이 여전히 유리하기 때문에 가산점 여부나 비율에 따라 결과가 어떻게 달라질지 세심하게 따져봐야 한다.

수험생 J와 D의 경우 각각 수리 가형과 나형으로 응시해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대학에 지원했다고 하자. 수리 나형에 응시한 J는 가산점을 10% 부여하는 대학에 지원할 경우 D에 비해 불리하지만 5%를 부여하는 대학에 지원하면 유리해짐을 알 수 있다.

▶ 대학별 점수 환산 방법 차이는

표준점수와 백분위로 나타나는 수능 성적이 상당히 불합리하다는 사실은 대학들도 알고 있다. 때문에 대학들은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표준점수나 백분위를 다시 환산해 반영한다. 같은 수능 성적이라도 대학의 환산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수험생 G와 I의 경우를 보자. 에 나타난 것처럼 G는 I에 비해 서울대와 고려대 환산 기준으로 근소하게 앞선다. 그러나 이화여대 방식으로 환산하면 I가 우위에 있다.

수험생들은 단순히 800점 혹은 400점 기준으로 자신의 표준점수가 얼마인지, 백분위는 얼마인지만 따져 입시기관의 배치기준표에 맞춰 지원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점수 특성과 대학의 환산 방법을 분석, 비교함으로써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얼마든지 바꿔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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