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호감도(好感度)

입력 2006-12-13 11:22:21

'成功學(성공학)'으로 유명한 작가 나폴레온 힐은 타인에게 호감을 주는 사람들은 대개 온화한 목소리와 부드럽고 친절한 음성을 갖고 있다고 했다. 상대방의 마음이 불편하지 않게 언어를 구사하고, 가급적 갈등을 피하면서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에게 모두 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개인뿐 아니라 단체나 국가에 대한 호감도 또한 중요하다. 그 단체 소속, 그 나라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점수를 따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연구원과 시카고국제문제협회가 7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한국에 대한 중국인의 호감도가 70점대로 중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가장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호주-인도-미국-인도네시아 국민의 순이었는데 모두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특히 미국인 응답자 25%는 "한'미 관계가 나빠지고 있다"고 답해 對(대) 한국 호감도가 과거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들의 국가 호감도에서는 미국이 58%로 가장 높았고 중국 56.9%, 북한 48.6%, 일본 38.9%의 순이었다. 국가 호감도는 해당 국가와의 관계에 따라 영향을 받는데 그다지 관계가 좋지 않은 한-일, 북-미, 중-일의 호감도가 서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때문에 한국의 호감도가 同伴(동반)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그러면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타인으로부터 호감을 살 수 있을까? 힐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 습관을 기르고 그들의 장점을 칭찬하라'고 조언한다. 또 대화할 때 설득력과 확신을 줄 수 있는 능력을 계발하고, 자기 신체와 일에 어울리는 복장을 갖추고, 자신이 원하는 성격에 맞춰 적극적으로 성격을 개조하고, 따뜻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인사 기술을 익히는 것 등이 중요하다고 했다. 국가 호감도도 마찬가지다.

○…퇴계 선생이 단양군수로 재직하다 떠날 때의 일이다. 아전이 관사를 수리하려고 방을 살펴보니 도배지가 맑고 깨끗해 새것 같았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아전과 백성들이 크게 기뻐했단다. 퇴계의 明潔(명결)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모든 것을 삼가고 존중하는 이런 성품이 주변 사람들을 기쁘게 한 것이다. 호감은 바로 이런 데서부터 출발한다. 그런데 현대 한국인들의 심성을 들여다보면 無分別(무분별)이라는 단어가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서종철 논설위원 kyo4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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