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106억 원, 대전 74억 원, 대구 없음'
3개 지자체의 내년도 친환경 도시 하천 개발 관련 사업비다. 장기 사업비로 들어가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대전 도심을 관통하는 대전천, 유등천, 갑천의 생태 복원엔 2020년까지 1천392억 원이 투입된다. 복원 구간만 77.5km. 대전시는 내년 1월 1일 환경녹지국내에 생태하천사업단을 발족해 이 계획을 추진한다.
600억 원(2004~2009년)을 들이는 광주천 자연형 하천 정화사업의 원조는 대구 신천. 건천인 광주천은 신천과 똑같이 고도처리된 하류 하수처리장 물을 상류까지 흘려보낸다. 그러나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징검다리, 도심 속 정자, 다리 조명시설과 상징조형물, 자갈바닥, 수생식물군을 함께 만든다는 점에서 무미건조한 신천과 차별된다.
대구의 젖줄인 신천을 다시 살려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창교~침산교(12km)까지 대구를 남북으로 가르는 신천 개발 계획은 지난 1986~1994년(총 사업비 139억 원)이후 13년간 멈춰 있다. 일찍부터 나무와 꽃을 심고 둔치를 조성해 물고기와 새, 수달을 다시 불러 들였지만 광주, 대전의 미래 도시 하천과 비교할 때 한계에 부딪혀 있는 것이다.
우선 신천은 자연군락블록의 미래 친환경 하천과 달리 콘크리트 덩어리로 뒤덮여 있다. 신천대로와 동로를 끼고 있는 제방은 태풍, 집중호우를 고려해 콘크리트를 상당 부분 남겨 둬야 하지만 물과 맞닿아 있는 둔치 비탈면 등은 친환경 소재로 바꿔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광주, 대전의 도시 하천이 친환경 문화, 레저 공간을 마련해 상징성과 도시개발 연계성을 높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대구 신천엔 랜드마크가 전혀 없다. 올 초 들어선 광주천 광주교 원형광장 및 17m 아치가 지역 명소가 되고 있으나 대구 신천은 가창교~상동교, 침산교~무태교 등 둔치 개발과 희망보도교 같은 다리 리모델링 등이 사업비 부족으로 모두 좌절됐다.
한건연 경북대 교수(수자원공학 전공)는 "전국 광역 지자체들이 도시 규모에 걸맞은 친환경 하천 개발 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으나 대구 신천만 멈춰 있다."며 "자연블록을 어느 곳에 만들지, 친수공간 확보와 둔치 개발의 양극단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등 신천 특성에 맞는 장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류병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정책실장은 "신천이 앞산과 비슬산, 팔공산을 잇는 생태축이라는 관점에서 선진국 도시 하천을 벤치마킹해 체계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신천·금호강종합개발계획의 기본 구상을 내년 상반기 안으로 마무리 한 뒤 관련 용역을 발주하고 2008년부터 사업비를 반영할 예정"이라며 "신천 개발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시각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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