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지방대 신입생 '러브콜'

입력 2006-12-12 10:59:35

'지방대 홀대'라는 비판 수위가 높은 가운데 중앙인사위원회가 얼마 전 '지방 인재 채용 목표제'를 시행한다고 밝혀 贊'反(찬'반) 논란이 식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내년부터 5년간 한시적으로 행정'외무고시 1차 시험부터 합격자 일정 비율(최고 20%)을 지방대 출신에 할당한다는 게 이 제도의 골자다. 이 때문에 '서울 출신에 대한 역차별' '지방 균형 발전을 위한 고육책'이라는 논리가 팽팽한 형편이다.

○…사실 지방대 홀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몇몇 대기업들이 근년 들어 신입사원 채용 때 대부분 수도권 대학 출신을 뽑아 말썽을 빚기도 했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지방대 출신들의 疎外感(소외감)과 박탈감은 결코 간과할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막으려면 어느 정도 완화될 때까지 지방대에 일정한 혜택을 주는 게 바람직하다는 논리에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방 대학들의 신입생 '모시기'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2007학년도엔 지난 학년도의 평균 충원율 80%에도 미치지 못할는지 모른다는 危機感(위기감) 때문에 온갖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동원되고 있다. 교수의 고교 찾아 나서기는 기본이며, 성격 유형 검사, 법률 캠프, 정보박람회, 로봇 시연회, 콘서트 투어, 피자 배달 이벤트 등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어디 그뿐인가. 각종 공연으로 善心(선심)을 사려 애를 쓰고, 홈페이지 퀴즈 이벤트를 통한 선물 공세를 벌이기도 한다. 심지어 국내 최상급의 무선 인터넷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와이브로 기지국을 개통한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지방대들의 안간힘이나 애타는 신입생 러브콜은 위기가 그만큼 절박하다는 방증이며, 어떤 방법으로라도 살아남기 위해 사력을 다해보는 戰略(전략)임은 새삼 말할 나위가 없다.

○…兩極化(양극화)의 해소는 우리 사회의 화두다. 그 첫걸음은 인재 균형 배치이며, 지방에 대한 선입견이나 偏見(편견) 없는 인재 기용이다. 오죽하면 지방대들이 어느 대학 출신이라는 딱지를 가리고 실력으로만 경쟁하게 해달라고까지 하소연하겠는가. 요즘 지방대들이 취업 지원에 목숨을 거는 것도 '취업난=학생 수 감소'로 이어지는 심각한 재정난 때문이다. 지방대 신입생 '러브콜'이 안쓰럽기 그지없다.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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