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범어동에 2009년 개관을 목표로 '수성도서관'을 건립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참 반갑다. 대구 시에는 시립 9개, 구립 2개의 공공도서관이 있다. 250만 시민을 기준으로 볼 때 도서관당 22만 명이나 되는 시민의 정보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턱없이 부족한 수다.
오래 전의 도서관을 기억하는 사람은 '독서실'을 떠올릴지 모른다. 그런데 요즘 도서관은 다르다. 지식 기반 사회를 떠받치는 종합 정보·학습 센터의 기능을 하고 있다.
도서관법 제2조에 규정된 도서관은 '도서관 자료를 수집·정리·분석·보존하여 공중에게 제공함으로써 정보 이용·조사·연구·학습·교양·평생 교육 등에 이바지하는 시설'을 말한다. 또 도서관은 공공도서관, 대학도서관, 학교도서관, 전문도서관 등으로 분류된다.
'수성도서관'은 수성구립 공공도서관으로 분류될 것이다. 공공도서관이란 공중의 정보 이용·문화활동·독서활동 및 평생교육을 위하여 국가 또는 지방 자치 단체가 설립한 도서관이나 공중에게 개방할 목적으로 민간 기관 및 단체가 설립한 도서관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공공도서관은 자료실, 열람실, 강좌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도서 대출을 중심으로 한 정보 제공, 강연회, 전시회, 독서회, 문화 행사 및 평생 교육 관련 행사 주최 또는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공공도서관은 대부분 공간 부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식의 생명 주기가 엄청 빨라진 지금도 만지면 부스러질 듯한 낡은 책, 이용 빈도가 낮아 애물단지가 된 책을 보관해야 하기 때문이다. 폐기 처분하면 될 텐데? 그것도 그리 간단하지 않다. 도서 구입비는 자산취득비에 속하고, 구입된 도서는 모두 재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따라서 법적으로 보유 장서의 100분의 5이내에서만 폐기하도록 되어 있다.
내가 자료 선정위원으로 있는 도서관의 장서는 15만 5천여 권이다. 2006년 새로 구입한 책은 1만 2천여 권, 손실·망실된 도서까지 포함하여 폐기할 수 있는 책은 7천 7백여 권이다. 올해 증가분만도 4천여 권이나 된다. 해를 거듭하면서 늘어나는 장서를 감당할 길이 없다.
현실에 맞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거나, 보존도서관을 신설하는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 이런 여건에서 시민 서비스 확대를 위해 2007년부터는 종합자료실, 열람실 등을 밤 11시까지 개방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공간은 물론이고 도서관마다 전문 인력도 부족한 형편인데 서비스 질 개선만 요구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각 구마다 도서관을 신설하고, 전문 인력도 확충하여야 한다. 그래야 평생 학습 사회를 사는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다. 이래서 수성도서관 개관 소식이 더욱 반갑게 들리는 것이다.
박정곤(대구시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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