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종목 정구, '절반의 성공' 거두고 마감

입력 2006-12-09 08:32:54

2006 도하아시안게임 초반 메달레이스에서 금메달 2개를 수확하며 한국에 큰 힘을 보탰던 '효자종목' 정구가 9일(이하 한국시간) 대회를 마감했다.

지난 2002년 부산 대회에서 7개 전종목 석권의 신화를 이뤘던 정구는 대회 장소가 우리에게 생소한 케미컬 코트인 점을 감안, 금메달 4개를 이번 대회 목표치로 내세웠으나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로 마감했다.

케미컬코트의 강자 대만이 금 3, 은 1 동메달 1개로 종합 1위에 올랐고 일본이 금 2 은 3 동메달 3개를 거두는 등 라이벌 두 나라가 한국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 3일과 4일 여자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극적인 우승을 거머쥐고 한국 선수끼리 혼합복식 금,은메달을 나눠가질 때만 해도 분위기는 너무 좋았다. 목표치 4개를 넘어 복식까지 휩쓸면 5-6개까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남녀 단식에서 동메달 1개를 따내는 데 그친 대표팀은 마지막 남녀 복식에서도 부상 악재에 시달리며 아깝게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여자 복식에 나선 에이스 김경련(안성시청)의 발목 부상이 결정적이었다. 이경표와 짝을 이룬 김경련은 8일 복식 4강전에서 발목 부상을 이기지 못하고 일본조에 완패했다. 부드러운 클레이코트보다 딱딱한 케미컬 코트가 발목에 무리를 줬다.

단체전과 혼합복식 2관왕인 김지은도 4강전에서 초반 열세를 만회하지 못하고 석패했다.

간판 유영동(서울 연맹)을 3년 만에 현역으로 복귀시키고 베테랑인 위휴환-정영팔(이상 부산시체육회) 등 30대 중반 트리오를 앞세워 정상 탈환에 나선 한국팀은 체력에서 열세를 드러내며 고전했다.

특히 복식에서 유영동이 10살 이상 차이가 나는 김재복(대구가톨릭대)과 찰떡 궁합을 이루지 못한 것은 뼈아팠다.

다만 김경련과 김지은이 국제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금메달 맛을 봤고 남택호(대구 가톨릭대)와 김재복 등 남자 유망주들이 단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낸 것은 향후 이들이 주축 선수로 수년간 활약할 것이라는 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로 볼 수 있다.

세대 교체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한국 정구가 앞으로 이번 대회에서 열세를 보인 일본 여자팀, 대만 남자팀을 넘을 비책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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