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코널리 "다이아모드, 함부로 사는 건 죄악"

입력 2006-12-09 07:04:54

"자신이 구입하는 다이아몬드가 아프리카의 내전 지역에서 유출돼 밀거래된 것이 아님을 확인한 뒤 사는 것이 소비자로서 지켜야 할 윤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2년 '뷰티풀 마인드'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여배우 제니퍼 코널리가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Blood Diamond)'에서 미국 여기자 역을 맡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열연을 펼쳤다.

코널리가 맡은 여기자 매디 보웬은 아프리카 반군들의 무기자금 공급원인 밀거래 다이아몬드의 실상을 파헤치는 기사를 쓰기 위해 내전 중인 시에라리온에 왔다. 믿을 만한 취재원을 찾던 중 다이아몬드 밀거래업자인 대니 아처(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만나게 된다.

8일 미국 개봉에 앞서 열린 인터뷰에서 코널리는 디카프리오와 함께 촬영한 소감을 묻자 "촬영에 앞서 늘 함께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도움이 될까를 상의하는 등 정말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함께 연기하는 과정이 매우 보람 있고 성취감 느껴지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녀에게는 디카프리오와의 출연 경험 못지않게 영화의 내용과 메시지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시에라리온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한 매우 정확한 묘사라고 생각합니다. 매우 비극적인 이야기가 잘 전달됐다고 봅니다. 에드 즈윅 감독이 매우 중요한 이슈와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이야기로 꾸몄지요. 그 영화에 참여하게 돼 기쁩니다. 하지만 현재 시에라리온에는 평화가 왔지만 분쟁 지역 다이아몬드나 소년병 등의 문제는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요.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30만여 명의 어린이 군인들이 존재합니다."

그녀가 맡은 매디 보웬처럼 요즘 분쟁 지역, 전쟁 지역에서 목숨을 걸고 활약하는 여기자들이 늘고 있다. 코널리는 이미 캐릭터에 사실감을 주기 위해 이미 여기자가 된 것처럼 꼼꼼하게 취재했다고 한다.

"전쟁 특파원 여기자들이 늘고 있는 까닭을 설명하기에는 제 지식이 부족합니다. 영화를 찍기 전에 그런 여기자들을 만나 여러 가지 도움을 받을 수는 있었지요. 그 중 한 명은 제 친한 친구인데 그 친구를 통해 시에라리온에서 분쟁 지역 다이아몬드를 취재한 여기자들도 만났습니다. 그들로부터 귀중한 체험담을 들었습니다. 어떤 물건들을 짐에 싸고, 어떤 신발을 신으며, 어떤 취재노트와 카메라 등을 쓰는지 세세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죠."

영화를 찍고 난 후 다이아몬드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나는 다이아몬드 귀고리를 차고 있다. 이 귀고리는 분쟁 지역 다이아몬드가 아님을 확인하는 킴벌리 협약을 지키는 메이커의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졌다. 다이아몬드를 사지 않는다기보다는 다이아몬드의 출처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도덕적인 소비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배우 폴 베타니의 아내로 두 아들을 둔 그는 아프리카 촬영 때 아이들을 데리고 가 좋은 체험을 했다고 전했다. 특히 로케이션 기간 내내 한 고아원을 자주 찾았다고.

입양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아이가 두 명 있다. 입양하면 기존 가족과 어떻게 융화할 수 있을까 등 많은 생각을 해봐야 한다. 하지만 고아원을 방문하면서 정이 들었고 그런 아이들과 헤어지는 것이 너무 섭섭했다. 지금도 연락을 하고 산다. 입양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말을 하지 않겠다.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 출신으로 예일대 영문과에 입학한 후 스탠퍼드대학으로 편입한 재원인 코널리는 10살 때 모델 오디션을 본 후 광고모델로 활동하다 우연히 캐스팅 감독의 눈에 띄어 전설적인 감독 세르지오 레오니의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 발탁돼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때의 경험을 코널리는 이렇게 회상했다. "영화를 찍는다는 일이 뭔지도 모를 때였습니다. 이탈리아로 가서 촬영을 하고 신화와도 같은 존재였던 레오니 감독과 일하는 것은 제게 정말로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경험이었지요. 영화의 세계에 멋지게 입문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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