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레슬링 "동전의 행운을 잡아라"

입력 2006-12-07 08:35:41

"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을 수학적으로 50대50이라고 하는데 경기를 해 보면 꼭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의 경기 규칙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크게 바뀐 뒤 선수들은 심판이 던진 동전이 앞면이냐 뒷면이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심판의 동전 던지기가 승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처럼 선수들의 실력 이외에 동전 던지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그레코로만형 경기가 도하아시안게임 8일째인 9일(한국시간)부터 열전에 들어간다.

경기는 3라운드 2선승제로 진행되고 한 라운드의 경기 시간은 2분이다. 처음 1분간은 스탠딩 자세에서 두 선수가 겨루지만 상체만을 공격할 수 있는 그레코로만형에서 포인트를 따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기는 1분이 경과한 뒤 심판이 파란색과 빨간색을 앞, 뒷면으로 한 동전을 던져 패시브 자세에서 공격 또는 수비할 선수를 정한다.

먼저 공격을 하는 선수는 무릎을 꿇고 엎드린 선수를 상대로 30초 동안 기술을 쓸 수 있다. 가로들기에 이은 들어던지기, 옆굴리기 등 다양한 기술이 나오기 때문에 먼저 많은 점수를 딸 수 있어 훨씬 유리하다.

단 공격자는 30초 이내에 점수를 따지 못하면 자신이 1벌점을 받게 되고 남은 30초 동안은 패시브 자세에서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야 한다.

나중에 공격권을 얻은 선수는 실점을 했더라도 동점만 만들면 후취점 우선 규정에 따라 그 라운드를 이길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 30초 동안 점수를 따지 못하면 패한다는 심리적 압박이 있기 때문에 먼저 공격권을 갖는 선수가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동전 던지기가 실력 이외의 변수를 만들기 때문에 이번 아시안게임 그레코로만형에서 금메달리스트를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그레코로만형 첫날 경기에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60㎏급 우승자 강경일(삼성생명)을 비롯해 74㎏급 최덕훈(성신양회), 96㎏급 한태영(주택공사)이 출전한다.

모두가 금메달 후보지만 최후의 승자는 동전의 양면에 따라 갈릴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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